주말에는 가정주부
언제나처럼 주중에는 직장인, 주말에는 가정주부… 혼자 살아도 정말 장보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일단 모든게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우유 한 팩 사러 차 몰고 나가는 것과 같은 바보짓(지구 온난화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을 안 하려면 한 번에 필요한 것보다 많은 물건들을 사야 되는데다가, 천성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사야되는 두부와 콩나물 따위의 반찬거리를 사기 위해서라도 한국 가게에 가야만 하고, 또 거기에서는 안 파는 게 있기 때문에 보통 수퍼마켓에도… 이러다보면 토요일 아침 나절이 후딱 지나갑니다. 그래서 보통 토요일에는 장을 보고, 일요일에는 한 주동안 먹을 음식을 만드는데, 이번주에는 일요일을 좀 더 생산적으로 써 보겠다고 토요일 저녁 내내 부엌에서 머물렀는데, 정작 오늘은 날도 흐리고 바람도 쌩쌩 부는게 기분이 저조해서 내내 잠만 잤습니다. 덕분에 피로는 풀렸으니 이게 진정 생산적인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언제나 음식 만드는 것을 나중을 위한 연습이라고 생각하지만, 저의 목표는 뭐 거창한 요리를 만들어 누굴 대접하고 그런게 아니라, 부모님과 같이 살때 어머니가 해주셨던 반찬들을 제 손으로 먹을만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뭐 말하자면 고기 없이 밥상을 차릴 수 있는 정도의 반찬을 만드는 것이겠죠. 찌개도 끓이고 뭐 나물도 무치고… 거기에 또 하나의 목표가 있다면 건강 상태에 대한 보다 완벽한 통제가 될까요? 음식이 건강을 해치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 나라에서 외식을 계속해서 한다면 그것은 돈 내고 건강을 해치는 꼴이라서 도저히 참을 수 없을때가 있으니까요. 하여간 이 나라의 음식 문화는 근본이 없는 상태에서 외국의 음식에 지방과 설탕을 자기 입맛대로 듬뿍 넣어서 무슨 맛인지도 모르게 만들어 놓고는 새로이 전통을 창조했다고 좋아하는, 약간은 적반하장 내지는 인면수심스러운 것입니다. 쓸데없이 말이 길어지는데 내려가서 설겆이나 해놓고 자야겠습니다.
# by bluexmas | 2007/04/16 13:12 | Life | 트랙백 | 덧글(5)


비공개 덧글입니다.


비공개 덧글입니다.


그리고… 다들 인간관계에서 본능적으로 selective한게 인지상정인데, 아닌척 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어요. 그러면 안된다고, 사람은 가리는거 아니라고… 그런가요?
비공개 2님: 저는 대학시절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 자취를 했는데요, 가끔 지하철 5호선 행당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서 LG마트에서 장을 봤어요. 뭐 부모님한테 용돈 받아서 사는 학생이 택시는 잘 안타게 되고 해서 한 보따리 사가지고 올때도 지하철 꾸역꾸역 타고 또 지하철 내려서 20분 걸어서 자취방에 돌아오곤 했는데, 물같은거 사면 너무 무거워서 아주 가끔은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그래도 가끔 친구들 불러다 카레 만들어서 나눠 먹곤 했었어요. 전 귀찮아서 아무것도 안 해도 밥 해 먹는건 절대 거르지 않아요. 그래봐야 해줄사람 없고 있어도 시키는 건 죽기보다 더 싫고 부실하게 먹어서 손해보는건 결국 나니까. 일요일은,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기분이 좀 그랬답니다. 그래서 잠만 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