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national Day & Wedding Invitation

회사에서 말하자면 International Day 행사가 있었습니다. 좀 더 정확하고 자세히 말하자면, 요즘처럼 환경관련 문제가 심각한 시점에서 건축은 과연 무엇을 하는가(무엇을 하긴… 자본의 앞잡이가 되어 자연을 파괴하는데 철저히 앞장을 서지요-_-;; 건축의 기본은 좀 일반화와 과장을 심하게 해서 말하자면 자연의 파괴로부터 이루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만약 ‘정말’ 건축이 무엇인가를 한다면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는 과연 무엇을 하는가? 를 각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어보자, 이왕 그러는 김에 문화도 덧붙여서 소개하면 더 좋고… 라는 아주 훌륭한 취지로 인해 본 행사가 기획이 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각 나라의 간단한 소개와 대표적인 환경친화 건축 내지는 인증제도 같은 것을 소개하는 자리가 만들어졌던 것이구요.

뭐 이걸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서 ‘아, 참 너무나도 좋은 의도로 이 행사가 기획이 되는구만!’ 이라고 생각할만큼 제가 순진한 어린이였으면 세상이 좀 더 살기 좋고 아름다운 곳으로 보여서 아침마다 삶 자체의 기쁨에 범벅이 되어 자명종 없이도 벌떡벌떡 일어나는 초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겠지만, 현실인즉슨 #부 ##에 #한 사람들이 ##한 몇몇을 ##서 뭔가 만들어 내는 그런…

더 얘기해봐야 제가 다니는 회사 내부 사정이라서 그만둘랍니다. 저는 정말정말 본의 아니게 한국대표(158명의 미국 다음으로 2위의 인구분포, 그러나 달랑 14명)를 맡아서 멀쩡한 제 시간과 돈을 허비해서 최소한의 준비를 했습니다. 프리젠테이션 자료 준비하고, 각종 강정이나 사탕류의 간식거리+식혜와 수정과로 조촐하게 판을 벌려놨습니다. 그러나 사실 미국애들은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잘 먹지 않습니다. 그저 몸에 나쁜 High Fructose Corn Syrup이 듬뿍 들어간 아이스크림이나 먹을 뿐이죠. 그래도 먹는거 지들 건강도 좀 생각해줘서 몸에 좋다는 현미과자, 검정콩 사탕 이런 것들을 준비해갔건만 반이나 남았더랬습니다. 어쨌거나 행사는 그걸로 끝. 역시 큰 회사는 다니기 참 힘듭니다. 흐흐.

여기에다가 보너스로 토요일에 받은 청첩장! 여기 몇 년 살다보니 이제는 경조사에도 투입이 되기 시작하여 ‘아, 조국을 떠났으니 온갖 경조사의 출혈로부터 면제로다 얼씨구 좋아~’ 는 이미 오래전에 남 얘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저보다 여덟살이나 어린 팀 막낸데 다음달에 결혼을 한다는군요. 이 친구도 그렇고 약혼녀(둘이 학교 동창)도 그렇고 결혼보다는 만두집에서 김밥이랑 라면 시켜 놓고 긴 쏘세지(햄이 판을 치는 현대에 쏘세지라는 단어는 웬지 훈민정음이 막 창제 되었을때 세종대왕이 같이 만든 단어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가 들어간 꼬다리는 누가 먹을까 깜찍하게 싸움질하는게 더 어울릴 나인데 살림을 차린다니…진심으로 축복해줘야죠^^

사실 이 동네도 시골이라서, 애들이 뭐 이사람 저사람 만나기보다는 그냥 순진하게 중학교 동창하고 한 10년 연애하다가 스물 넷에 결혼하고 서른 될때까지 애 넷 낳고 오손도손 살고 그런 경우가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와는 너무 다른 세계인 것이죠. 그나저나 친한 친구들에게 축의금은 얼마나 줘야 되는지 물어봐야 되겠습니다. 아직도 이런 경우에는 낯설어서 잘 대처를 못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5월… 결혼하기 좋은 계절이죠. 암, 그렇고 말구요. 흐흐… 얼마나 5월이 결혼하기 좋은 계절이냐면, 어디 이름도 모를 시골동네에 부는 바람조차도 결혼 행진곡을 입버릇처럼 부르면서 돌아다닌다고… 

 by bluexmas | 2007/04/17 12:10 | Life | 트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