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서의 교통 사고
회사에서 일곱시에 퇴근해서 운동을 마치니까 아홉시… 야구 중계를 들으며 즐겁게 즐겁게 집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100m 앞에서 사고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저는 카풀 차선 바로 옆의 차선에 있었는데, 막 카풀 차선으로 들어온 차를 뒤에서 오던 SUV가 그대로 받아버리고 지나가더군요. 받힌 차는 Infiniti의 세단이었는데 뒤가 완전히 찌그러진 채로 180도 돌아서 중앙 분리대 겸 벽에 옆구리를 비벼대면서 정지… 저는 너무 놀랐지만 차들이 달리던 속도(제가 80마일=130km/h 이었는데 그거보다 더 빨리 달렸던 것으로 기억됩니다)와 차가 회전한 꼬라지로 봤을때 사람이 다쳤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차를 세우고 911에 전화를 걸고 사고가 난 차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부부로 보이는 커플이었는데 다행히 외상은 없어서 혹 필요하면 연락달라고 명함을 주고 다시 도로에 올라 집으로 향했습니다. 저도 여기에서 5년 넘게 사는 동안 크고 작은 사고에 몇 번 연루되어 보았지만 이렇게 고속도로에서 빨리 달리는 차끼리 사고 난 것은 본 적이 없었던지라 엄청나게 놀랐습니다. 빨리 집에 오고 싶었는데 망할 놈의 도로 공사 때문에 또 엄청 막히더군요. 제가 사고 난 것도 아닌데 다리를 후들후들 떨면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어쨌든 저도 이런 상황에서의 요령을 별로 익히지 못해서 대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지나가더군요. 사람이 다쳤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한게 잠이 오지 않습니다. 그나저나 받은 차는 그대로 도망친건지 도로가 그렇게 막히는 와중에서도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만약 정말 뺑소니 쳤다면 죽어서 또 죽을때까지 계속 차에 받히는 지옥에 보내야만 합니다. 그것도 고급 세단 말고 20년 이상 지난 똥차로만.
# by bluexmas | 2007/04/28 15:33 | Life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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