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bulance LTD- Stay Where You Are

.이번 다리는 비도 안 오는 동네에 오랜동안 버려진채로 있어서 그랬는지, 아주 바짝 말라 있어서 딱성냥 하나로도 쉽게 태울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기에 묻어오는 씁쓸함이 덜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언제나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주변의 모든 사물이 낯설어 보이는 느낌을 겪으면서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어색함을 떨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런게 제가 겪는 일종의 감정적인 슬럼픈데 덕분에 요 며칠동안 블로그에 뭔가를 쓰는게 무척 어색했습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어제 아침엔가 문득 들었거든요.

언제나 그래왔듯이 때로 사람 사이의 감정 대립에서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지고 드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어차피 사람 사이의 일이라면 그걸 씁쓸함이라고 칭하든, 아니면 조금 더 심각하게 상처라고 그러든 뭔가가 남는 건 기정 사실인데다가 저는 단지 대립을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기분이 나빠지는 사람이거든요. 그저 시간의 바람이 끊이지 않고 불어 재든 연기든 냄새든 빨리 날려 주기를 바라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by bluexmas | 2007/06/15 13:17 | Life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by 보리 at 2007/06/15 14:12 

…토닥토닥 =)

 Commented by basic at 2007/06/15 16:16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란. 가끔은 각자의 인생의 무게보다 더 무거워서. 그냥 그대로 다리가 풀려서 쓰러져버릴 것만 같아요. 하지만 일단 쓰러지고 나면 일어나기가 더 힘드니까 계속 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요.

 Commented by 플라멩코핑크 at 2007/06/16 00:03 

요즘 이글루스 분위기 묘해요. 짜증나.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6/16 14:24 

보리님: 모성애가 깃든 터치인가요? ^^ Fiction쪽에 많이 기대어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basic님: 아니에요. 어쩌면 별로 무겁지 않은데 다들 너무 기대가 큰 탓에 결국 무겁게 느끼는지도 모르죠.

핑크님: 핑크님 블로그가서 글을 읽어보니 왜 그렇게 느끼시는지 알 것 같아요. 저는 사실 밸리에 잘 안 가거든요. 보다 보면 솔직히 짜증이 나죠. 정보가 개인에게 무차별로 주입되는 삐뚤어진 정보화 사회에는 사실 개인의 인내가 많이 요구되는 것 같아요. 그래야 정신건강에 이로울 듯.

어쨌거나 제 블로그에서는 짜증 안 나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