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made Chocolate Ice Cream
이제서야 시간이 나서 얼마전에 했던 이벤트를 위한 사진을 정리하고 있었어요(그러니까, 혹시 궁금하실 분들도 있을지 몰라 업데이트 겸 올리는 포스팅이랍니다. 주소도 알려주셨는데 아무 소식이 없어서 사기 치는거 아니냐고 생각하실지도 몰라서…). 그동안 다녔던 여행에서 찍었던 사진들 가운데 50장을 추렸는데, 언제나 사진은 가장 강력한 기억의 매체들 가운데 하나라서 그런지 보다보니 여행들 기억도 나고, 또 다시 어디론가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그러나 당분간은, 정말 너무나 미치도록 어딘가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전까지는 장소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더 이상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사진들을 보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 앉도록 어딘가 가고 싶어도 일단은 이 자리에 그냥 머물러 있을 것 같아요. 그동안 혼자 다니면서 때로 침묵을 감당하기 어려운 때가 있었기 때문에, 찾아 갈 수 있는 사람이 생길때 까지는 이렇게 있게 되겠죠. 매일매일 마주치는 똑같은 얼굴들과 그 얼굴들이 빚어내는 똑같은 상황에 때로 피곤함을 느끼면서도 그냥 그렇게. 날은 점점 더워져만 가고 사람들은 서로 경쟁하듯 여름 휴가 계획을 얘기하고 있지만, 저는 그런 대화가 벌어질 때마다 제 존재의 스위치를 내려 마치 그 자리에 없는 척 하고 있었어요. 그럴때마다 쉴새없이 오가는 날짜들, 장소들, 그리고 같이 가는 사람들은 그저 제 몸을 통과해 각자의 귀로 들어가는 거겠죠. 그러나 사실 아무도 다른 사람들의 휴가 계획에 귀를 기울일 것 같지는 않아요. 자기 휴가 계획이 뇌에 차고 넘쳐서 다른 사람의 것들마저 담아둘 공간이 남아 있지 않을테니까.
그리고 저는 아마 9월 중순쯤이 되면 다시 스위치를 올리고 어딘가 휴가를 갔다온 척 앉아 있겠죠. 그렇지만 다들 또 휴가 갔다온 얘기를 할때는 어떻게 해야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 by bluexmas | 2007/06/25 08:23 | —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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