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8년 가까운 시간동안 미국에 살면서 평균 2년에 한 번 꼴로 교통사고를 당해서, 지난 4월에 나의 과실로 판가름 난 사고를 당하고는 적어도 2년 동안은 사고 걱정 없이 살겠노라고 아무런 이유없이 안심하고 살았는데 누군가가 그 꼴 조차 보지를 못하겠는지 아침 출근길에 낼름 사고를 당하고야 말았다. 아침 출근길에는 차가 이유없이 빨라졌다 느려졌다가를 반복하는데, 아무런 개념없이 운전하던 뒷차가 갑자기 줄어든 속력에 적응 못하고 나를 그냥 받아버린 것… 어차피 내차는 지난 7년 동안의 운전도 그렇고, 지난 번의 사고도 그렇고 해서 벌써 중고차로써의 가치조차 잃어버린터라 굴러가지 않을 정도만 아니라면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사고가 난 뒤 가해자의 반응이 정말… 전화기 전지가 다 닳아서 차를 고속도로에 세워놓고 근처 주유소까지 뛰어가서 전화를 하고 온갖 난리를 떨었지만 나는 그저 회사에 지각하고 아홉시까지 야근했다는 슬픈 이야기만 개인사에 남을 뿐…
… 사고 때문에 받은 충격은 육체적인 그것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정신적인 그것이 훨씬 강해서, 하루 종일 아픈 머리와 뻣뻣한 등, 그리고 통증 가득한 등뼈를 안고 일을 해야 되었다고… 오후 어느 무렵에 정말 다 때려치고 집에 가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정말정말 그렇게 집에 가고 싶지는 않아서, 한 시간만 더 버텨야지… 하다보니 어느 새 아홉시가 되더라는… 그냥 ‘아 오늘 힘든데 일찍 가야 되겠어, 라고 말하고 네 시 반쯤에만 가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나는 대체 왜 그렇게 하기가 싫었던 것일까. 나는 독한 인간 따위 되어 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는데…
… 회사의 상황이 어려우니 다들 열심히 일해주기 바란다는, 아주 완곡하면서도 신사적인 표현을 듣고서도 내일부터 재점검할 의자의 일정을 받은 모두가 불평을 한 마디씩… 정말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서 배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윗사람이 아닌 내가 했다는 이유만으로(앞으로 2주 동안 내가 책임을 져야하는 사태가 발생…모두의 휴가로;;;) 불평을 늘어놓는 이 상황. 알고 보면 다들 그저 이렇게 사는 삶에 만족하는 20대 중후반의 아이들인 것을…. 필사적인 것도 없고, 열심히 하는게 뭔지도 모르고… 자기가 안 했다는 이유만으로 일단 불평부터 늘어놓고 보는 어린 아이들, 피곤해. 그렇게 일을 분배할때는 언젠가 내가 1.5배 이상의 일을 하도록 배분하는데도 불구하고…
… 운명의 신 같은게 정말 있는지, 나는 아직도 믿을 수 없지만 만약 있다면 정말 멱살을 붙들고 물어보고 싶은 하루: 내가 평생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 운명으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라면, 그냥 그렇다고 말해요. 앞으로 기대라도 안 하고 살게…
솔직히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하고 살아. It wears on me, seriously.
# by bluexmas | 2008/06/26 13:22 | Life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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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님: 저도 그러고 싶어요-_-;;; 쉽지 않네요.
보리님: 그러게요 주말에 쉬고 싶어요. 일하라고 하지 않을려나?
Eiren님: 노력은 하겠지만 청소나 빨래 뭐 이런 것들이 저를 놓아주지 않는 현실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