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케찹 양념 닭날개 구이

작년 초 집들이를 할때 전채로 닭날개구이를 하겠다고 닭날개 한 무더기를 사가지고 왔는데, 식당에서 사먹듯이 날개가 마디별로 토막쳐져서 손질되어 있을줄 알았더니 포장을 뜯으니까 세 마디짜리 통날개들이… 연골을 칼로 잘라가며 닭날개를 마디마디 분리했는데, 자정을 넘긴 한밤중에 닭날개를 토막내고 있노라니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 이후로 처음 만들어보는 닭날개구이.

이번엔 우리나라 닭집에서 파는 양념통닭과 비슷한 맛을 내보고 싶어서 레시피를 찾아 인터넷을 누볐는데 정확한 레시피는 없고 고추장, 케찹, 물엿 등등을 넣어서 끓이면 된다고만 어딘가에 나와있었다. 그래서 고추장, 케찹, 두반장, 그리고 물엿대신 꿀을 넣고 양파를 갈아넣어서 끓였다. 양념이 식는 동안 토막낸 닭날개를 라임즙과 소금, 올리브기름에 재워두었다가 다시 양념에 한 시간 정도 재우고, 400도 오븐에서 30분 굽고 마지막에 500도로 온도를 올려 5분간 더 구웠다. 그리고  다진 땅콩대신 아몬드를 뿌렸다.

포도주와 닭날개는 아무래도 궁합이 안 맞는 것 같아서 곁들인 맥주. 요즘은 뒷맛이 씁쓸한 에일이 좋아서 포틀랜드 주 메인 어딘가에서 벨기에 에일을 추구하며 만들었다는 녀석을 곁들였다. 천천히 따랐어야 하는데 너무 갑자기 따라서 생긴 거품이 옥의 티.

 by bluexmas | 2008/07/07 11:20 | Taste | 트랙백 | 덧글(8)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8/07/07 11:23 

저도 오밤중에 혼자 부스럭대면서 뭘 잘 만드는데, 확실히 기분이 묘해요….

닭날개도 맛있을 것 같고, 저 에일도 시원하니 멋진 맛이 날 듯 하네요. ^^

 Commented by nippang at 2008/07/07 11:44 

헤헤 저도 오늘 저녁에 후배가 놀러오면 매운 닭볶음을 해먹기로 했어요. 밥에 먹을 참이었는데. 얼른 맥주도 냉동실에 넣어놓아야겠다는 생각이!!!

 Commented at 2008/07/07 14:0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7/08 12:40 

현재진행형님: 맥주가 다른 것들보다 조금 비싼건데 정말 맛있더라구요. 에일다운 맛이면서도 뒷맛이 아주 깔끔한게…

nippang님: 블로그 가 보니까 닭 볶음 맛있게 해 드신 것 같네요. 저도 닭도리탕(볶음탕?)은 성공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특히나 가슴살은 간이 잘 안 배서…

비공개님: 대체 어디로 퍼가시는지도 안 알려주시고 퍼가신다니 참 당황스러운데요? 이런 글이 자료가 될 수 있는지도 저는 모르겠지만…

 Commented by liesu at 2008/07/08 19:50 

저도 얼마전에 닭날개 사왔는데, 봉지에서 꺼냈더니.. 제 팔길이 1/3만한 길다란 덩어리 날개;;가 나와서 당황했어요.;; 유난히 그날따라 친구들이랑 먹겠다고 많이샀는데, 닭 상태도 별로고 해서 다른걸로 대체해 먹은 탓에.. 아직도 그 통날개들은 그냥 냉동실에 있다는..혼자 먹다보니, 재료 욕심내서 많이 사고, 감당못할 때 외롭고 안타까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7/09 13:45 

날지도 못하는 닭의 날개가 세 마디가 있다는 걸 알면 정말 당황하게 되더라구요. 끝마디는 버려고 두 마디는 먹을 수 있으니 혼자서는 닭날개 다섯개만 사면 충분히 먹더라구요. 저도 언제나 욕심내서 많이 사고 감당 못하고 뭐 그런 경우가 많아서 그 기분 잘 알죠^^

 Commented by Claire at 2009/09/26 23:32 

치킨과 맥주, 환상의 조합이군요 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9/28 14:06

그렇죠^^ 에일 맥주는 진해서 매운 닭하고 정말 잘 어울리거든요. 의외로 에일 마실 수 있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좀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