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기분
.그때 내가 마지막으로 메일을 쓰면서 했던 생각은, 그는 나를 다시 볼 일이 없어도 나는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그를 보게 될텐데, 그때 과연 나는 그를 기억할 수 있을까? 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는 좀 늦게 그런 날이 다가와 나는 그를 보게 되었는데, 나는 그렇게 내가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내가 알았던 그 사람이라는 생각을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남은 기억이 거의 없었지만 부정할만큼의 기억은 남았다는 의미였던 것일까? 하여간 기분이 정말 제대로 이상했다. 그러나 순간을 부정해서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의 긍정을 얻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아니, 사실 이상한 기분을 느끼고 나서 더 강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때 나는 잘못된 결정을 내렸었다.
# by bluexmas | 2008/10/05 14:12 | — | 트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