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의 숲에서 열폭
어제는 먼저 맛없는 커피를 마시고 너무 맛이 없어 울다가 또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너무 맛이 있어 울었더니 울다가 웃은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 지는 않았고, 맛이 있으나 없으나 커피라면 가지고 있는 카페인을 너무 많이 섭취해서 아침까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어차피 집에 물건이 없으니 할 일도 별로 없고 해서 멍하니 앉아 있다가 랜덤 블로그를 몇 시간 동안 뒤적거려 봤는데, 그 결과는 실로 충격적인 것이었다.
뭐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처럼 이글루스에 오덕이 많다고들 하니까, 그런 사람들의 블로그를 봐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지만, 의외로 나이가 꽤 드신 문학 지망생들께서 생각보다 꽤 많은 수의 세력으로 존재하시면서 정말 연륜이 듬뿍 담긴 시와 소설 등등을 블로그에 풀어내시는 걸 보고 나도 저분들만큼 연륜을 쌓게 되면 저렇게 깊이 있고 맛깔스러운 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열폭까지 하게 되었다. 거의 이 세상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글들이 너무나도 많았으므로.
아, 너무 깊은 환상의 피요르드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실로 측은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전인교육도 안 되는 우리나라에서 누가 사람들에게 자신감과 환상을 구분하지 말라고 가르쳤을까?
# by bluexmas | 2009/05/21 22:56 | Life | 트랙백 | 덧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