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에게 바치는 디저트(1)-바닐라 빈 아이스크림과 아이스크림 콘

어찌어찌해서 귀한 바닐라 빈을, 그것도 꽤 많이 얻었다. 사실 바닐라 빈은 귀하다고 생각해서 한 번도 사 본 적이 없고 늘 추출액으로만 대신해서 뭔가 만들어 왔었는데, 이렇게 손에 들어오니 눈물이 다…T_T 보내주신 분께 감사하는 마음에서라도 다 쓸 때 까지 꾸준히 바닐라 빈을 이용한 디저트 시리즈를 올려 볼 생각이다. 기회가 닿았으니 잠깐 얘기하자면, 바닐라 빈은 관상 식물인 난 과의 식물이다. 노동집약적인 작물이라 가격이 비싸고, 역시 가장 잘 알려진 원산지는 이 바닐라 빈이 자란 마다가스카르… 그리고 이제는 내가 어렸을 때처럼 바나나와 바닐라를 헛갈려 하는 사람은 없을 듯?

어쨌든 디저트의 첫 번째는, 당연히 바닐라 빈 아이스크림. 레시피는 당연히 지난 번에 올린 이 책에서 참고한 것으로, 역시 책의 지은이도 아이스크림하면 바닐라, 라고 생각했는지 이 레시피를 첫 번째로 실어놓았다. 지은이가 레시피와 함께 얘기한 것처럼,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모든 종류의 디저트를 한층 더 맛있게 만들어 주는 신기한 힘이 있는 것 같다. 특히 막 구워낸 초콜렛 케잌이나 브라우니 종류라면 더더욱…

바닐라 아이스크림

재료

우유 1 컵(250 ml)

설탕 1/4 컵(150 g)

크림 2 컵(500 ml)

소금 약간

바닐라 빈 한 개, 길이로 반 갈라 준비한다

계란 노른자 여섯 개

바닐라 추출액 1/4 작은술

만드는 법

1. 우유와 설탕, 크림 한 컵, 소금을 냄비에 담아 덥힌다. 길이로 반 가른 바닐라에서 속을 긁어 모두를 우유에 섞은 뒤, 온도가 적당히 올라가면 불에서 내려 30분 정도 바닐라 향이 스며들도록 둔다.

2. 남은 크림 한 컵을 큰 그릇에 담고, 그 위에 체를 올려둔다.

3. 또 다른 그릇에 계란 노른자를 담아 적당히 거품기로 저어둔다. 1과 섞는다. 온도 맞추기(탬퍼링)는 기본.

4. 3에서 섞은 원액을 약한 불에 올려 저어가며 조금 더 끓인다. 언제나처럼 숟가락으로 떠서 숟가락 등의 가운데를 손가락으로 훓었을 때 원액이 흐르지 않을 정도까지 끓여주면 된다.

5. 2에서 준비해 둔 체를 통해 4의 원액을 걸러서 크림에 섞는다. 바닐라 추출액을 섞고 남은 바닐라 빈의 깍지를 꺼낸 뒤 섞은 원액을 얼음물에 식힌다.

6. 얼린다.

아이스크림 레시피는 대부분이 비슷해서 늘 올리기 좀 지겹다-_-;;;

집에서 만든 아이스크림 콘

책이 워낙 좋아서, 아이스크림을 만들면 꼭 뒤에 나오는 곁들일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같이 만들어 보고 싶어지는데, 이번엔 약간 장난 삼아 아이스크림 콘을 만들어 보고 싶어졌다. 텔레비젼에서 만드는 걸 많이 보기는 했는데, 보통 와플 기계와 같은 콘 만드는 기계에 반죽을 부어서 눌러 만드는 것이었던지라, 그렇게 납작하게 만들어주는 기계의 도움 없이 아이스크림 콘을 만들 수 있나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만들어 보았다. 역시 결과는 반반.

재료(여섯 개 분량)

계란 흰자 반 컵 (60 ml, 두 개 분량)

설탕 7 큰술(85 g)

바닐라 추출액 1/2 작은술

소금 1/8 작은술

밀가루 2/3 컵 (90 g)

녹인 무염 버터 2 큰술(30 g)

만드는 법

1. 오븐을 섭씨 175도로 예열한다.

2. 그릇에 밀가루 절반과 녹인 버터를 뺀 나머지 재료를 넣고 섞는다.

3. 녹인 버터를 섞고, 거기에 나머지 밀가루를 섞는다.

4. 유산지를 깐 베이킹 판때기에 반죽 두 큰술씩을 올린 뒤 재주껏 직경 15 센치미터의 원으로 펴준다.

5. 오븐에 넣고 10분 정도 구워준뒤, 상태를 봐서 꺼내, 뒤집은 뒤 바로 콘 모양으로 말아준다. 딱딱해지면 다시 오븐에 잠깐 넣었다가 꺼내 말면 된다. 엄청 뜨겁다…

의심했던대로 이 레시피는 그저 그랬는데, 일단 반죽이 아주 끈적하고 밀도가 높아서, 유산지 위에서 잘 펴기가 힘들다. 케잌 장식용 스패출라로 열심히 폈지만, 그래도 아주 얇게 펼 수 없었고 결과는 아주 두꺼운 콘이었다. 게다가 오븐 아랫쪽에 넣은 팬의 반죽은 다 타서, 결국 절반은 버릴 수 밖에 없었다. 한 번쯤 재미로 만들어 볼 만은 한데, 노력에 비해 결과가 신통치 않아서 그렇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레시피였다. 콘 몇 개 만드는 게 오후의 중노동이었으니까.

 by bluexmas | 2009/08/02 09:57 | Taste | 트랙백 | 덧글(18)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08/02 10:07 

;ㅁ; 아이스크림이 정말 아름답네요!!!! 바닐라빈이 콕콕박혀있는것이.. ㅠ_ㅠ 저 아이스크림 메이커 사진이 3차원 입체영상으로 바뀌어 제 눈앞에 놓여지면 통째로 잡고 스푼으로 정신없이 퍼먹고 싶어요 -_-;

그리고 저 콘은 정말 신기하네요 ㅋㅋㅋ 튀일 레시피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좋은거 배워가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03 09:55

저도 몰랐는데 바닐라 빈이 씹히더라구요. 콘 레시피는 정말 튀일과 비슷하기는 한데, 별로였어요. 다른쿠키 레시피 가운데 콘으로 응용할 있는 게 있던데 다음에 한 번 해보려구요.

 Commented at 2009/08/02 10:1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03 09:56

저도 몰랐는데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더운 동네에서는 대부분 노동 집약적인 무엇인가를 해서 그런 것일까요?

저도 배리 매닐로우 좋아해요. 특히 코파카바나… 뭔가 이름의 느낌도 그렇고 바닐라랑 잘 어울리는 느낌네요. 바캉스는 속 터질 것 같아 안 간다는 말씀에 동감해요.

녹아 흐르기 전에 한 입 먹는 사진도 찍기는 했는데, 올리기가 좀 그래서…^^;;;

 Commented by 제이 at 2009/08/02 10:56 

아아아앙..바닐라빈바닐라빈!!!!+_+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03 09:57

^^ 너무 귀한 바닐라 빈이라 만들면서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었습니다;;;

 Commented by 킬링타이머 at 2009/08/02 12:02 

앗 바닐라빈이 이렇게 생긴거라니 문화적충격이……

뭔가 팥같이 생긴게 아닐까 상상만 하고 있었어요.

음 맛있겠다….일요일낮부터 탐나는 블마스님.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03 09:58

저도 처음에 요리프로그램에서 바닐라 빈을 처음 봤을 때 충격을 받았었죠. 사실 콩이라고 말할 수 있는것도 아닌 것 같아요. 깍지 pod를 자르면 속에서 나오는 건 무슨 paste 같은 느낌이니까요. 사진에서 보실 수 있겠지만…

말씀드렸지만, 저 은근히 비싸다니까요^^;;;

 Commented by essen at 2009/08/02 13:13 

바닐라 빈은 말만 들었지 처음 봐요. 왜 콩모양으로 생겼을꺼라고 생각을 한건지-_-;;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03 09:58

이름이 바닐라 ‘빈’ 이라서 그렇지요 뭐. 저도 그렇게 생각했다니까요^^

 Commented by 조신한튜나 at 2009/08/02 15:18 

아니…그러니까 뭐랄까..정말 어떻게 이런 걸 만드시는거죠 엄청 맛있어 보여요ㅇ<-<

바닐라향따위완 비교자체를 거부하는 럭셜 바닐라빈ㅜwㅜ

주기 싫으셔도 만들어달라고 애원하고 싶어요ㅜㅜㅜㅜㅜㅜ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03 09:59

저도 드릴 여건만 되면 드리고 싶어요T_T 바닐라 추출액으로 만들어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아요.

기회 닿으면 꼭 드릴께요 T_T

 Commented by gargoil at 2009/08/03 04:14 

우옷 멋집니다. 우연히 답글타고 돌다가 들어왔다가 이런 걸 보게 되는 군요.

아이스크림은 저도 언젠가 도전하고 싶은 거였는데, 좋은 정보 얻어갑니다.

그리고 바닐라 진품은 처음 봅니다. 근데 바닐라빈은 바닐라콩을 말하나요?

아니면 바닐라빈이라는 무언가 인가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03 10:00

이름이 바닐라 빈 인데, 아무래도 이름이 그렇지 콩이라고 말하기는 조금 어렵죠. 아이스크림은 기계를 하나 사시면 어렵지 않게 만드실 수 있답니다. 집에서 만들어 드시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아요^^

 Commented by Joanne at 2009/08/03 14:36 

아니, 마술사이십니까? 이런걸 다 해드시다니~ 매번 이런 포스트를 볼 때마다 신기+부러움+군침 입니다 ㅎㅎ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03 23:50

앗 그건 아니고, 기계의 도움을 받을 뿐이랍니다 ^^

 Commented by zizi at 2009/08/03 15:55 

와앗! 감동의 바닐라아이스! >.< 바닐라가 기뻐하고 있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03 23:50

네, 아직 많이 있어서 꾸준히 연재를 하려구요.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