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eboy Sleeps
그림을 보러간다.
벽에 아홉 점의 추상화가 걸려있다. 같은 크기, 같은 재질과 색깔의 액자. 먼 발치에서 보니 아홉 점의 그림은 모두 똑같아 보인다. 캔버스를 가득 메운, 같은 색의 물감… 그림 앞으로 가까이, 발걸음을 조금씩 옮긴다. 보이기 시작한다. 그 미묘한 명도와 채도의 차이가, 조금씩 다른 붓자국의 움직임들이, 점점이 흩뿌려진 물감방울들이. 옆으로 게걸음을 쳐가며 그림에서 그림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지나쳐간 그림의 잔상이 머릿속에 남는다. 하나, 둘, 셋… 그림을 지나쳐갈 때마다 서로 다른 그림의 잔영들이 켜켜이 쌓여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 아홉번째 그림을 보고난 뒤 다시 뒷걸음질쳐 물러나 처음 보았던 그만큼의 거리를 두고 다시 아홉점의 그림을 바라본다. 그제서야 모두 각각 달라 보이는 그림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자연을 닮았다.
# by bluexmas | 2009/08/17 02:15 | Music | 트랙백 | 덧글(2)
유영하는듯한 이런 음악 바람직합니다- 아트웤 또한 너무 멋지다.
우러러보는 곳에 riceboyslee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