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온 커피에서 바치는 디저트(1)-아몬드 레몬 비스코티

얼마 전에 커피를 선물받았다. 무려 바다를 건너서 온 귀한 물건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잘 알려졌다는 Blue Bottle Coffee. 홈페이지를 둘러보니 뭐 약간은 잘난체 하는 분위기로 까다롭게 품질관리를 해서 바다를 건너면 그 맛은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분위기마저 풍기기는 했지만, 선물로 받았는데 그런 게 무슨 상관이겠나, 중요한 건 마음이지(향이 얼마나 좋던지 소포봉투 밖으로 솔솔 새어나오고 있었다).

어쨌든 선물로 받았으니 귀한 것이기도 해서, 뭘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일단 비스코티를 구워봤다. 커피에 잘 어울리니까. 이름처럼 두 번 굽는 비스코티는 바로 그 두 번 굽는 과정 때문에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그래도 별로 손이 안 가고 실패할 확률도 아주 적은 과자다. 레시피에 의해 재료를 섞으면 질척한 반죽을 만들 수 있고, 이걸 넓게 펴서 한 번 굽고, 꺼내서 잠시 식혔다가 길게 잘라서 한 번 더 구우면 끝이다.

재료(약 42개 분량-그렇게 많이 안 나오던데?)

밀가루 2 컵

베이킹 파우더 1 작은술

소금 1/4 작은술

버터 60그램

설탕 1 컵

계란 2 개

바닐라 추출액 1/2 작은술

아몬드 추출액 1/4 작은술(없어서 안 넣었다)

아몬드 3/4 컵

레몬 제스트 2 큰술

만드는 법

1. 오븐을 섭씨 180도로 예열하고 밀가루와 소금, 베이킹 파우더를 체쳐서 준비한다.

2. 버터를 크림화해서 설탕을 섞고(2분간), 계란을 하나씩 섞는다.

3. 아몬드와 레몬 제스트를 넣고, 아몬드와 바닐라 추출액을 넣는다.

4. 밀가루를 넣고 살짝 섞어준다.

5. 반죽을 반으로 나눠 빵굽는 판때기 위에 가로 33센티미터, 세로 5센티미터로 늘린다.

6. 오븐에서 35분 정도 굽고 10분동안 식힌다.

7. 오븐의 온도를 160도로 낮추고, 식은 반죽을 대각선으로 1센티미터 두께로 썬다.

8. 다시 빵굽는 판때기 위에 올려 오븐에 넣고 15분 정도 더 굽는다.

사실 나는 커피맛은 잘 몰라서, 뭐라고 표현을 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이번에 받은 커피는 내가 계속 먹던, 대체 언제 샀는지 모르는 것보다 조금 더 부드럽고 수줍은 맛이라고 할까(사진을 보니 어째 콩이 제대로 갈린 것 같지 않구나-_-;;;;)? 어쨌든, 비스코티와 커피는 아주 잘 어울리는 궁합임에는 틀림 없는데, 중요한 건 비스코티를 너무 달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얘기한 것처럼, 두 번 굽는 과정이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밀폐용기에 보관하면 이 비스코티의 경우에는 2주는 간다고 하니 조금 넉넉하게 만들어 두었다가 먹어도 괜찮을 듯.

 by bluexmas | 2009/08/23 14:45 | Taste | 트랙백 | 덧글(14)

 Commented by 조신한튜나 at 2009/08/23 15:57 

시중에서 파는 비스코티가 홈메이드나 베이커리에서 파는 것보다 달고 진한 맛이겠죠?

제가 처음 먹어 본 비스코티는 많이는 아니지만 달고 식빵 테두리제품(뭐라 그러는지 잊었어요)처럼 마가린이 진하게 느껴졌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24 00:27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요? 식빵 테두리를 굽거나 튀겨서 파는 제품 이름이 혹시 ‘러스크’ 아니었던가몰라요. 확실치는 않네요. 뭐 99% 버터 대신 마가린을 넣지 않았을까 싶네요…

 Commented by 펠로우 at 2009/08/23 19:04 

독특한 드립법 (드립필터에 뜨거운 물 많이 부으면서 막대로 휘휘 저어주는 방식-일본식 핸드드립과 달리 거칠면서도 속편한 방식)으로 유명한 블루보틀 커피군요.

미국 중소회사의 커피원두들도 좋다던데 한번 마셔보고 싶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24 00:28

커피의 원산지가 캘리포니아 쪽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캘리포니아에는 좋은 음식 문화가 발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쁨은 나누면 커진다던데, 조금 나눠 드릴까요?^^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08/23 22:33 

황금빛 비스코티네요. 맛나보여요 ^^ 비스코티를 처음 먹어봤을때 돌처럼 딱딱하지만 오독오독한 그 식감이 너무 좋았어요

오랜만에 오븐 돌리고 싶네요! ㅋ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24 00:29

사진을 너무 날려서 보정해서 황금색이 되어버렸네요-_-;;; 만들기 어렵지도 않고 괜찮은 과자 종류라고 생각해요. 커피가 쓰다고 또 너무 단 과자를 곁들이면 저는 별로더라구요.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09/08/23 23:18 

그러고보니 사진을 참 잘 찍으십니다. 사진까지 잘 찍으시다니 상당히 화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커피 완전 부럽삼. 어케 제 우롱차와 교환이라도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24 00:30

아니 사진에 대해서는 저는 정말 뭐라고 드릴 말씀이…-_-;;; 사진에 대해서는 정말 문외한이거든요. 저도 아껴서 먹을 거지만, 조금씩 나눠 드실까요?

 Commented by Amelie at 2009/08/24 01:10 

앗, 비스코티 색상이 너무 예뻐요. 유난히 노랗네요. 사진이 그렇게 찍힌 건가요?

비스코티 좋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24 01:12

사진이 좀 날아간 것 같아요. 보정을 너무 대강 했네요-_-;;; 요즘 잘 지내고 계시는거죠?

 Commented at 2009/08/24 02: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24 23:34

원래 비스코티는 딱딱해야 되는데, 제가 이번에 만든 건 습기가 많아서 금방 눅눅해져서 아예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먹으니까 조금 낫더라구요.

커피 맛은 아주 훌륭했습니다^^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9/08/24 12:17 

버터가 들어가는 비스코티로군요. 가끔 만드는데다 남은 버터를 쓸 일이 없어 집에서는 그냥 버터 없이 비스코티를 만듭니다.-ㅂ-; .. 솔직히 말하면 저 밖에 안 먹는 비스코티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24 23:35

제가 가지고 있는 다른 레시피는 계란만으로 굽더라구요. 버터는 냉동실에서 얼려 보관하실 수 있으니덩어리를 잘라서 봉투에 담아 두세요. 필요할때마다 꺼내 쓰시면 될거에요. 저도 그런 식으로 보관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