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의 낮술(7)-카프레제 샐러드
카프레제 샐러드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얘기가 별로 없다. 해 먹기도 여러 번 해 먹었고, 블로그에도 심심치않게 글을 올렸으니까. 언제나 생각하기를 같은 단백질 덩어리인 두부와도 비슷한 맛이며 식감의 생모짜렐라치즈는 색까지도 백지와 같아서, 짜거나 신맛이 강한 음식과 아주 좋은 짝을 이룬다. 최근 손에 넣은 책 가운데에 재료의 성질을 분석해 서로 맞는 짝의 목록을 수록한 일종의 요리 길잡이 책이 있는데, 거기에서 모짜렐라 치즈를 찾아보면 잘 어울리는 다른 재료는 바질, 마늘, 올리브기름, 소금, 토마토… 뭐 말 다했지.
그냥 올리브 기름을 쓰면 심심하므로, 큼직하게 썬 마늘을 찬 올리브 기름에 넣고 천천히 데워 마늘향이 밴 기름을 만든다. 거기에 미리 소금에 살짝 절여 즙이 흘러나온 토마토와 썬 바질, 그리고 발사믹 식초를 섞어 버무린 뒤, 같은 두께로 썬 생모짜렐라치즈와 번갈아가며 접시에 담는다.
많이 해 먹었는데 좀 보기 좋은 차림새가 없나 인터넷을 찾아봐도 어째 마음에 드는 게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이 차림새는 약간 궁여지책이다.
냉동실에 남아있던, 내가 구운 햄버거빵이며 베이글 등등을 꺼내 놓았다가 토스터에 살짝 굽는다. 카프레제 샐러드에는 딱딱한 빵이 잘 어울린다. 접시에 깔린 토마토즙과 올리브 기름을 닦아먹기 좋으니까. 포도주에도 신맛이 있고 토마토와 발사믹 식초에도 신맛이 있으므로 어떤 신맛에 강세를 둘지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포도주의 손을 들어주는 것을 좋아하고, 따라서 샐러드 자체에는 그렇게 신맛이 넘쳐나도록 하지 않았다. 덥고 눅눅해서 술도 잘 안 넘어갈 것 같다면, 30분이면 만드는 카프레제 샐러드랑 적당한 가격의 단맛이 적고 입자감이 그렇게 굵지 않은 백포도주면 된다.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를 한 입 입에 넣고 포도주로 씻어 내리면, 언제 술 안 마신다고 그랬는지 채 기억도 나지 않게 된다^^ 여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상큼한 음식과 술의 조합이다.
참, 위에서 소금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간을 맞추기 위한 일반 소금 말고 마지막에 굵은 바닷소금을 샐러드 전체에 솔솔 뿌려서 내면, 입안에서 씹히는 굵은 바닷소금의 느낌과 짠 맛의 느낌이 정말 신선하다. 만약 이렇게 굵은 소금을 마지막에 더할 생각이면 샐러드의 간은 전체적으로 심심하게 하는 것이 좋다.
# by bluexmas | 2009/08/24 10:21 | Taste | 트랙백 | 덧글(10)


바질.토마토.모짜렐라치즈는 ‘이보다 더 좋을수는 없다’ 레벨의 궁합인듯..




굵은 바다소금이라는게 뭘까요?
흔히 말하는 천일염 같은것일까요?
굵은 소금을 뿌리면 녹지않아 씹힐까 걱정되는데요~
씹히는 용도로 뿌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