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a Reserva Chardonnay 2007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는 게 뭐 그렇게 창피하지는 않다, 특히나 포도주라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데, 샤도네이의 맛은 정말 잘 모른다(굳이 ‘정말’ 로 강조하는 건 다른 품종이라고 뭐 알겠느냐는 얘기다 -_-;;;;). 강서쪽의 코스트코에 우연히 갔다가 괜찮은 가격대(13,000) 이길래 샤도네이도 한 번 마셔볼까, 해서 들고 왔는데, 그렇게 아는 것 하나 없으면서도 ‘샤도네인데 생각보다 가는 느낌인데?’ 라는 생각이 뜬금없이 들었다.

웃기는 게, 예전에 살던 동네에서 샤도네이에 대한 얘기를 할 때면 사람들이 ‘buttery’ 라는 형용사를 쓰는데, 나는 변변치 않은 샤도네이 시음 개인사를 열심히 되짚어 봐도 정말 ‘buttery’ 한 샤도네이의 기억은 전혀 없다. 차라리 작년 내 생일(3월, 그러니까 꽤 오래전의 일)에 단골 바에서 친구와 우연히 마신 이름도 기억 안 나는 Viognier가 나의 입에는 정말 ‘buttery’ 하게 느껴졌다고.

어쨌든 우연히 산 샤도네인데, 그 다음 날 평양 냉면 먹으러 제기동에 갔다가 우연히 샀던 무화과로 인해 졸지에 제짝을 만났던 녀석이었다. 굳이 buttery 하지 않았지만 괜찮았다. ‘좋았다’ 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건, 잘 마셨지만 또 사서 마시게 될 정도의 느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세상에 포도주가, 샤도네이만 쳐도 한 두 종류여야지 또 마시게 되지.

 by bluexmas | 2009/09/01 09:57 | Wine | 트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