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입고 찍은 사진

며칠 전에 옷 사진을 올렸더니 옷 입은 사진도 보고 싶다는 극소수의 분들이 있으셔서… 이만하면 무슨 옷을 입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일 것 같아서, 백장 찍은 다음에 이걸로 골랐다. 물론 가장 마음에 드니까 이걸로 골랐겠지 >_<;;;

참, 또 이런 때에 뭘 입었는지 나열하는 센스도 보여줘야 패션블로거까지는 못 되더라도…

사파리:GV2

티셔츠: 갭

목도리: 유니클로

바지:Citizen for Humanity

양말: 홈플러스

신발: J.Crew

이러면 좀 패션블로거 같아질까 모르겠다. 가격도 일일이 달아줘야되는지 몰라서 좀 고민했는데, 그래봐야 비싼 거면 비싼대로, 싼 거면 싼대로 욕 먹을 것 같아서 그냥 가격은 안 올리기로 했다.

옷 입은 사진이라고 거울 앞에서 차렷자세하고 찍어서 올리기도 싫고, 전신을 다 보여주는 것도, 너무 뻔하게 정면을 떡하니 드러내는 것도 어째 재미가 없다. 또는 내 취향이 아니거나. 그러기에는 잘 모르는 사람들도 너무 많다.

아, 그냥 옷 입고 찍은 사진 올린 김에, 옷 입는 취향 얘기나 짧게 하고 넘어가자.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기에 옷을 편하게 입었다고 느끼도록 입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셔츠든 바지든 뭐든 가급적이면 잘 맞는 것들로 입고 다니려고는 하지만, 꼭 맞는 건 절대 피한다. 나는 내 체형을 비교적 잘 아는데, 머리가 크고 어깨가 좁은 편이어서 꼭 맞게 입을 수록 보기 흉하다. 신발도 굽이 있거나 꽉 조이는 건 절대 못 신는다. 걸어다니는 걸 좋아해서, 회사 다닐 때 발 아픈 걸 참으면서도 신었던 정장구두 따위는 아예 꺼내놓지도 않았다. 가장 좋아하는 차림새는 요즘 같은 경우에는 그냥 반팔 티셔츠에 아무 때나 벗을 수 있는 웃도리 정도, 더 쌀쌀해지면 두꺼운 후디 하나 정도 걸치고 다니는 걸 좋아한다. 격식 차리고 다닐 일이 없어서 별로 신경 쓸 것도 없다. 비싸고 좋고 이런 거 입으면 좋기는 한데, 그걸 너무 지나치게 따지기 시작하면 사람을 좀먹기 시작해서 피곤해진다.

 by bluexmas | 2009/10/15 01:20 | Life | 트랙백 | 덧글(31)

 Commented by 푸켓몬스터 at 2009/10/14 23:52 

정면샷은 아니지만 사파리의 색상과 참 잘 어울리시네요

마치 가을의 분위기와 닮은 남성같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7 11:20

정면이 아니기 때문에 가을 분위기랑 닮을 뻔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_-;;;; 정면은 그렇지 않아요^^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09/10/15 00:08 

이것은 멋진 중년(…) 배우의 모습이로군요. 격하게 클릭과 링크 수 올라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7 12:49

아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중년이라고 말씀하시니 조금 섭해지려고 합니다. 아직은 아닙니다, 정말 아직은…T_T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09/10/17 15:37

배우처럼 참 잘 생기셨고, 어린 청년이라기에는 원숙함이 있으셔서 망설이다가 썼는데… 말입니다. 죄송합니다. 당연히 청년이십니다만(!) 뭔가 거기 더해서 외모 안쪽의 미美를 말하려 했었습니다. 음… 이 변명은… 이미 늦었나요. -.- bulexmas님에 비하면 저는 노년이랍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7 23:08

아이고 저도 농담했습니다. 중년이라고 하시면 어떻고 또 장년이라고 하시면 어떨라구요^^ 서른 다섯이 어린 나이는 아니지요.

 Commented by 펠로우 at 2009/10/15 00:13 

저도 미중년에 한 표입니다^^; 전 대충 입고 사는데, 스타일남은 뭔가 다르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7 12:50

앗 스타일남이라니요, 절대 아닙니다 T_T 중년이라고 거듭 말씀하시니 슬프네요.

 Commented by 아이하라 at 2009/10/15 00:32 

어머나 이렇게 저의 소원을 들어주셔서 너무 기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특하면서 멋진 착장샷이네요

첫번째는 포즈가 넘 멋있고 두번째는 마치 센트럴팤에 앉아계신 느낌이네요 ㅋㅋㅋㅋ

그나저나 죄송하지만

중년이라는 단어를 쓰기엔 크리스마스님은 너무 영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너무 나이 많은 분과 놀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7 12:50

그렇죠, 전 중년은 아니랍니다 T_T 저는 처음 사진이 더 마음에 들어요 그것이 패션 사진의 진수가 아닐까요? 흐흐…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10/15 00:33 

ㅋㅋ 그 극소수 저였어요~ 저도 미중년 한표.. ㅋㅋㅋ 사파리 예뻐요. 유니클로 목도리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7 23:09

네 미중년T_T 입어보니까 더 마음에 들더라구요. 잘 샀다는 생각이 들어요^^

 Commented by 레일린 at 2009/10/15 02:19 

사진 두개 있었나요 놓쳤네요.ㅠㅠ

 Commented by 레일린 at 2009/10/16 01:07

숨어있었구나! 아 주의력 산만..ㅠㅠ

두번째 사진 진짜 자연스럽고 분위기있어보여요 bluexmas님 선호하는 옷 스타일이랑 딱 맞아떨어지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7 23:10

히히 밑에 숨겨놓았었어요. 사실 윗사진을 더 강조하고 싶었거든요@_@ 레일린님처럼 관련 업계에 계신 분들도 있으니 옷에 관한 얘기는 참 하기 무섭더라구요-_-;;;

 Commented at 2009/10/15 03:3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7 23:10

앗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황송하지요T_T 그냥 옷이 잘 나왔다는 느낌이에요.

 Commented at 2009/10/15 04:0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7 23:11

결국 그 가게 장사가 안 돼서 접게 되었군요. 더 좋은데에서 일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놀러갈께요^^

진저브레드는 정말 제대로 된 당밀만 있으면 더 짙은 색으로 구울 수 있는데 아쉬워요. 대체 어디에서 구하면 될지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SF_GIRL at 2009/10/15 08:01 

치터즈….!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7 23:12

앗 저는 그저 cheater일 뿐이랍니다-_-;;; 저 혼자라서 단수에요. 사실은 저런 글씨가 써 있는 줄도 모르고 입었어요.

 Commented by Gony at 2009/10/15 08:31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이랑 야상이 잘 어울리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7 23:12

머리 모양은 사실 자연스럽지 않은데 사진만 그렇게 나왔네요. 고니님 같은 패션 블로그한테 칭찬을 다 듣네요 +_+

 Commented by cleo at 2009/10/15 08:44 

홈플러스표 양말이 잘 안보여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7 23:13

다음 번에는 양말만 집중해서 포스팅을 올리도록 할께요. 양말도 좋아하시는 분이 있을 줄은@_@

 Commented by 천재소녀 at 2009/10/15 09:37 

와우! 계속 눈팅만 하다가 덧글을 안달 수가 없는 사진들입니다. 두번째 사진은 배우같으세요~ 미중년에 저도 한표!

저도 다른 사람들이 딱 봣을때 얘가 옷에 별로 힘을 안줬구나, 라고 생각하게 하면서도 이쁘고 특이하게 보이는게 제 패션 소신(?)이예요.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7 23:14

동네 라면집에서 단무지 너무 많이 먹는다고 손님 구박하는 배우 뭐 그런 거 아닐까요^^;;;; 정말 상표나 한 가지 스타일에 집착 안 하고 옷 입기 참 힘들죠. 게다가 유행 안 따르기는 더 힘들구요.

 Commented by 제이 at 2009/10/15 09:58 

어머나 멋진 아즈씨~ ^^ 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7 23:15

히히 저 아즈씨에요-_-;;; 아닌 척 하지는 않는답니다T_T

 Commented by basic at 2009/10/16 03:53 

와우. 카탈로그의 샷 같습니다.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7 23:15

히히 옷만 그렇죠 뭐 저는 아니구요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