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윤씨밀방-귀여운 후추맛과 얇은 만두피

목욕탕이 있던 파장동의 시장(맞나?)에는 만두집도 있었다. 맛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어째 찐만두하면 그 집의 만두가 생각난다. 후추맛이 두드러졌고, 무가 주를 이뤘던 속에 깍둑썰기하고 기름기가 없는 돼지고기가 한 점씩 들어있었다. 그건 북문에 있던 만두집이었나;; 하여간…

예전에 한 번 얻어 먹었던 윤씨밀방의 만두(기본 두 개에 1,500원)를 사다가 저녁으로 먹었다. 잡지에도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는 늘 지나다니면서도 이 집이 뭐하는 집인지조차 몰랐다;;; 어쨌든, 집이 홍대랑 멀지 않으니 사와도 만두가 식기 전에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또한 만두가 맛있기까지 했다. 발효피를 쓰는, 이런 큼지막한 만두는 대부분 피가 꽤 두껍고 속과 닿는 부분이 질척해서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만두는 분명히 발효피인 것 같은데 굉장히 얇았다. 조리할때도 어느 정도는 부풀테니 이것보다 더 얇게 밀었을텐데, 솜씨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렇게 쓰고 사진을 들여다보니 피가 너무 얇아서 그런가 위가 살짝 터졌군;;)

속은 주로 당면이고, 무채가 들어가 있는데 씹히는 느낌이 말랭이인 것 같았다. 이런 만두에 무가 들어가면 대부분 완전히 익어서 씹는 맛은 없게 마련인데, 꽤 씹어야 돼서 살짝 놀랐다. 피의 부드러운 느낌, 그리고 이런 종류의 만두에 통상적으로 들어가는 짧은 당면의 식감과 비교해볼 때 많이 두드러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대부분 그러하듯 후추맛이 굉장히 두드러지는데, 어째 그건 좀 귀엽게 다가왔다. 간은, 딱히 간장이 필요한 편은 아니었다(물론 향을 위해서라면 필요하겠지만. 하나 남았는데 그건 간장 찍어 먹어볼 생각…)

무의 식감이 내가 선호하는 취향은 아니고 후추맛도 많이 두드러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맛있었고 굉장히 잘 만든 만두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료도 좋은 걸 쓰고 조미료도 쓰지 않은 느낌이었다. 왜 진작부터 사다먹지 않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루 세 끼 먹어도 좋을 것 같은 만두였다. 맛있는 만두를 만나면 어찌나 행복한지. 다음에 가면 무의 식감은 원래 의도한 것이었는지 물어볼 생각이다.

참, 만두 귀신인데 혹시 만두 맛있는 집 아시면 좀 알려주세요…

UPDATE: 오늘 아침에 하나 남은 걸 식은 채로 먹었는데, 짠맛이 훨씬 더 두드러졌다. 내가 좀 짜게 먹는 편인데도 ‘꽤 짜군’이라고 생각할 정도. 후추맛 또한 귀엽게 받아들이기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그래도 또 먹게 될 것 같기는 하다.

, , 

 by bluexmas | 2011/04/27 01:23 | Taste | 트랙백 | 덧글(22)

 Commented by squamata at 2011/04/27 01:33 

이런 만두도 있네요. 신기하다;;;

간도 따로 또 하나요 기본은? 간장같은.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4/27 01:36

덧붙여 놓았어요. 간은 삼삼한 편이랄까요^^

 Commented by JyuRing at 2011/04/27 01:41 

이 집은 제가 갈때마다 영업을 안해서 진짜 실존하는 곳인지 의심을 하게 만드는 곳이에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4/29 14:58

그러세요? 저도 처음 가봤어요. 영업하더라구요^^

 Commented by RyuRing at 2011/04/27 03:13 

저를 삼고초려하게 만든 윤씨밀방ㅋㅋㅋ…

작년엔 시간 날때마다 가서 만두를 사먹었어요. 작년만해도 말씀하신 것처럼 만두피가 좀 두꺼웠는데 블루마스님의 사진을 보니 1년 사이에 피 미는 기술(?)이 향상된 것 같습니다.

좋아하실지는 모르겠는데 합정역 2번출구에 있는 마포만두도 좀 독특하고 맛있었어요. 갈비맛이 나는 만두에요 … 괴식인가!? 싶었는데 신선하고 맛있더라구용ㅎㅎ

그리고 신세계백화점 지하 식품관에 있는 취영루 만두도 맛있구요!

좀 더 가서 이태원의 쟈니 덤플링의 만두는 꼭 맛보세요..ㅠ_ㅠb 이건 정말 강추!!

 Commented by PIAAA at 2011/04/28 09:43

갈비만두와 개성만두를 한입에 넣으면 신세계;;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4/29 14:59

그렇군요. 마포만두라… 간장과 설탕양념 맛일까요? 취영루도 영등포에서는 여러 번 먹어봤어요.

 Commented by yuja at 2011/04/27 07:01 

한국가면 가야할 리스트에 바로 추가되었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4/29 14:59

그 근처에 커피 맛난 집도 있습니다!

 Commented by optimist at 2011/04/27 08:58 

홍대에서 얼마 안되는 가성비 좋은 곳 중에 하나네요. 여긴 뭘 시키든 양이 섭섭치 않아 너무 좋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4/29 14:59

그렇군요. 올리브빵도 맛있어보이더라구요^^

 Commented by 대건 at 2011/04/27 09:39 

여기 좋았죠. 소문듣고 2번 정도 방문했었는데,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4/29 15:00

그러셨군요. 새로 가신 동네는 어떤가 모르겠네요. 음식 드시기가 만만치 않지요?

 Commented by 꿀우유 at 2011/04/27 11:04 

전 이 집을 세 번 찾아갔는데 세 번 다 휴점이라 ㅠ ㅠ 아 이거 먹고 싶네요 휴우우우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4/29 15:00

지금 우리나라에 계시지 않나요? 드셔보세요-

 Commented by noname at 2011/04/27 13:27 

오!! 한때 홍대앞 주거민이었는데 이런집이 있었군요!!! 만두라면 사족을 못쓰는데 꼭 가봐야겠습니다 >ㅂ<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4/29 15:00

진짜, 맛있는 만두만큼 훌륭한 음식이 없지요^^

 Commented by 푸디 at 2011/04/28 07:02 

저는 먹기만 잘하는 만두귀신이지요 맛있는 곳은 잘 모르고……

제일 기억나는 ‘만두’는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의 영어 한 마디도 안 써있는 딤섬집에서 무시무시한 중국 아주머니의 눈치를 봐 가며 손짓발짓으로 시킨 70센트에 두 개짜리 부추새우 딤섬.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 나라 불문하고 딤섬집만 가면 찾아보는데 없어요 없어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4/29 15:01

아 거기 차이나타운 좋죠 오르락내리락…. 저는 아침으로 피딴 든 콘지랑 딤섬 먹었어요. 기억에 뉴욕의 차이나타운 딤섬이 조금 더 맛있었어요.

 Commented at 2011/04/28 11:0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4/29 15:01

만두가 최고라니까요 크크 꼭 드세요~

 Commented by biscotti at 2011/05/24 09:59 

아 홍대 바로 옆에 살고 있는데 이름도 못 들어본…… 허허허 맛있나요? 만두귀신이라 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