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소개된 치즈장인 소영 스칸란

다음 달 원고를 준비하다 보니 지난 달 납품현황에서 새로 쓴 매체/기사에 대한 소개를 빼먹었다는 걸 알았다. 하나라도 더 써야할 판국에… 처음 쓰면 종종 이런 일이 생긴다-_-;;; 처음 쓰는 기사니 별도의 포스팅으로 소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또 어디에서 ‘블로거’ 드립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댁이 모르면 나는 그냥 블로거유? 대통령이 블로그하면 그냥 ‘블로거’냐?).

월간 조선 1월호에 치즈에 관한 기사를 쓰고서, 자매지라고 할 수 있는 <톱 클래스>에서 치즈 장인 소영 스칸란에 대한 별도의 원고 의뢰가 들어왔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톱 클래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월간지이다. 물론 월간 조선의 기사에 인터뷰를 포함 적지 않은 비중으로 언급을 했지만 완전히 별개의 이야기를 쓰는 것 또한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응했다.

<맛있는 상식>을 준비하며 만만치 않은 분량의 의사소통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새 기사를 위해서는 다시 별도의 의사소통이 필요했다. 주된 화제는 ‘손’을 중심으로 한 장인정신이었다. 사람들에게 장인이란 손, 또는 그를 확장한 의미에서 몸만을 움직이는 사람이라고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그 움직이는 몸과 머리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 그리고 그 대화를 통한 (즉각적인) 최선의 해법 고안 및 방법론/노선 수정이 장인의 핵심 덕목이라는 사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대학원 시공 수업에서 들어본 것도 같다. 미장공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벽돌을 쌓는 그 움직임이 잘 짜놓은 안무(well-choreographed)와도 같다는 것. 이는 결국 몸을 끊임없이 움직이는 과정 속에서 머리 또한 생각을 통해 그 움직임의 미세조정을 지시하고, 그를 통해  최대한의 효율을 이끌어 냄을 의미한다. 결국은 몸과 머리 사이의 끊임없는 ‘인터플레이'(constant interplay)라고 해도 될 듯.

그럭저럭 써서 벌어먹고 살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써오지는 않아서 그런지, 예상했던 것보다 쉽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사실의 상세한 부분까지 틀리지 않게 확인하고, 그를 통해 왜곡된 시각의 삽입을 막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그래서 결국 한 번 갈아 엎어야만 했는데, 이를 통해 모두가 만족하는 기사가 나왔으니 별 불만은 없다. 북캘리포니아의 풍광을 담은 좋은 사진-그쪽에서 찍어 협찬받은-들 또한 컬러지면을 만나 그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었다.

이 기사를 발판삼아 앞으로도 <톱클래스>에 쓸 기회가 생길 것 같고, 현재 다음달 기사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목표는 좋은 음식에 심혈을 기울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이다. 제보도 받는다.

 by bluexmas | 2012/01/31 10:08 | Taste | 트랙백 | 핑백(1) | 덧글(5)

 Linked at The Note of Thir.. at 2012/02/01 04:08

… ‘인문학’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예전 글에서 ‘인문학은 별 거창한 게 아니라 생각하는 능력’ 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나도 그러한 문제를 어제 올린 이 글을 위해 취재하면서 배웠다. 더 배우려고 리차드 세넷의 ‘장인’을 읽으려고 킨들로 받아놓았다. 6. 대기업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 웬만 … more

 Commented at 2012/01/31 23:5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2/01 00:04

앗 잘 기억이 안 나는 것 같은데 마이클 룰만의 ratio 같습니다…

 Commented by 하에프 at 2012/02/01 15:49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푸디 at 2012/02/01 08:21 

한국인 제보만 받으시는 건가요? 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2/02 00:26

아뇨 외국 셰프들도 하게 될 거에요… 천천히 대상을 늘려 나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