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릉] 르뱅룰즈-보이는 것만큼 맛있지 않은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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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많은 빵들이 보이는 것만큼 맛있지 않다. 어제 근처에 갔다가 사온 르뱅룰즈의 빵도 그렇다. 통밀 70퍼센트 깡빠뉴인데 앞에서 포도에 가까운 자연발효종의 맛이 치고 나오지만 이를 받쳐주는 맛이 매우 약하다. 고소하지도 풍성하지도 않아서 맛에 주로 관여하는 1차 발효를 잘 안 시킨 건 아닐까, 혼자 슬퍼하며 잠을 못 이뤘다. 뭐랄까, 내 기준엔 80점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는데 맛은 65점 정도라 슬프다.
이런 빵은 생김새만큼이나 속살도 많은 걸 말해준다. 통밀 70퍼센트에 점도로 보아 수분 비율이 높은(80퍼센트 정도?) 반죽이라 조직이 촘촘한 가운데 불규칙하게 큰 기공들이 몇몇 있다. 기본적으로는 높은 수분 비율로 인한 것이긴 하지만 한편 1차발효 끝나고 소분, 성형해 2차발효 시키는 과정에서 반죽이 풀려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빵 반죽은 글루텐 덕분에 탄성이 생겨 원래대로 돌아가는 성질이 강한지라 원하는 모양을 잡은 뒤 꼭 여며야 풀리지 않는다. 보통 성형의 방향에 따라 속살에 결이 생기는데 그게 안 보이는 것도 조금 신기하다.

누군가는 이정도는 대세에 지장이 없다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반 덩이에 7,500원이라면 난 완벽해야 한다고 믿는다. 사실 이정도의 빵값이라면 심리적인 장벽이 형성되는 수준인데 걸맞는 기술과 완성도를 기대할 수 없는 현실이다보니 이제 제과제빵계 전체에 불신을 품게 되는 것 같다. 안 그러려니 내적 갈등이 너무 심하다. 물론 맛있으면 불만이 없을 텐데 그게…

*혹시나 싶어 비에누아즈리도 사왔는데 반죽에서 발효를 거친 깊은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소도 빈약해서 5,800원이라기엔 좀 그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