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S

적당히 무심했던 휴가

어쩌다 보니 의도치 않게 연휴에 외국 여행을 하는 사치를 누렸다. 2월 말에 벨 앤 세바스찬이 ‘If You’re Feeling Sinister(1996)’의 30주년 기념 공연을 도쿄에서 연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인생 앨범 가운데 하나로 꼽는지라 안 보러 갈 수가 없었다(왜 한국엔 오지 않는가!). 그래서 부리나케 예매를 하고 나니 한국의 추석 연휴… 그래도 엔저 때문에 적당히 다녀왔다. 사실 요즘은 일상의 쳇바퀴가...

9월 첫째 주의 강원도

강원도에 갔다 왔다. 정말 오랜만에 운전을 좀 하고 싶었고 바다가 보고 싶기도 했다. 더군다나 8월이 지나면 강원도 호텔의 숙박비는 말도 안 되게 싸진다. 바다를 굽어보는 언덕에 자리 잡은 호텔에서 5만 원에 묵었는데 정말 사람이 없었다. 거의 을씨년스럽기까지 한 분위기가 좋았다. 가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잤다. 샌드위치를 만들고 고구마와 옥수수를 챙겨 가서 자다가 배가 고프면 일어나서...

열패감과 뜨개와 고양이

이 여름, 더위 만큼이나 열패감에 시달렸다. 아니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여름만의 일은 아니다. 작년 6월까지 아버지 사후 일처리를 한 이후, 일 년 넘게 ‘현타’에 시달리고 있고 그 한가운데에 열패감이 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으니 이제는 내 차례인데 앞으로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것 같다는 기분에 시달렸다. 할아버지가 79, 아버지가 80에 세상을 떠났으니 대략 내 앞에 30년의...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긴 빌드업과 짠한 피터 파커

재미있게 보기는 했는데 빌드업이 너무 길었다. 과연 슈퍼 히어로 영화를 2시간 25분씩 보아야 하는 걸까? 이제 MCU의 영화는 기본적으로 짊어져야 하는 세계관의 짐이 너무 거추장스러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둠스데이’와 ‘시크릿 워’를 통해 그걸 다 청산하고 가려는 게 목표 아닌가 싶지만…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닌데 가장 재미있는, 마지막 45분에 이르기까지 영화가 계속 삐걱거린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