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본격적인 사회적 소외

깨진 약속들이 쌓여간다. 사실 그렇게 엄청난 것들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밥을 먹자’, ‘그러자, 다음 달에 보자. 연락하겠다’ 정도까지 대화가 오간 다음 말이 없다. 그럼 내 입장에선 왠지 더 물어볼 수가 없어서 그냥 그렇게 시들해진다. 그런데 사실 이게 세월이 흐르고 쌓이면서 양태가 다양해진다. 그렇게 그대로 아예 연락이 끊겨버린 사람들도 있었고, 심지어 날짜까지 다 정했는데 당일에 ‘컨디션이...

병원

차례를 기다리는데 직원이 먼저 진찰 받은 사람들에게 선생님이 사직할 거라는 설명을 하고 있었다. 주치의 개념이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또 완전히 개인적인 터치를 하는 상황은 아니라서 다들 ‘아, 그래요?’라고 반응하고 있었다. 나도 그런 기분이긴 했지만 그래도 한 2년 동안, 그것도 매우 중차대한 시기에 나의 신체적 안녕을 위해 의지했으므로 감사 인사는 건네고 싶었다. 선생님, 오늘이 마지막이라면서요? 나보다 다섯...

홧병의 나날들

마음 저 깊은 곳에 자잘하지만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화가 있다. 말하자면 고깃집에서 고기를 다 구워 먹었을 때쯤 남아 있는, 타고 남은 재 같은 상태의 화다. 고기를 굽기엔 약할 수 있지만 된장찌개 뚝배기를 따뜻하게 유지시켜 주는데는 충분하다. 하여간 요즘 그런 화를 품고 살고 있는데 이런 상태가 결국 홧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자면 해소되지 않는 화가 있다. 그런 것이...

더러운 속마음

요즘 평소보다 더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아서 스스로도 매우 궁금했다. 이유가 뭘까. 정말 한참 생각을 한 끝에 속마음이 너무 더럽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더러운 속마음을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고 싶지도 않은 것이다. 까딱 잘못하면 긴장을 늦추고 ‘저 여기 저의 더러운 속마음이 있는데 보실래요?’라고 나올 것 같아서 두려운 것이다. 대체 무엇으로 속마음이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