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의 낮술(15)-약간 싱거웠던 한 뚝배기, 뚝배기 불고기
뚝배기 불고기라는 음식 자체에 믿음을 준 적은 없었는데, 뜬금없이 한 번 해 먹어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전부터 생각해왔지만 불고깃거리에 양념을 해서 물에 넣고 끓여봐야 국도 찌개도 불고기도 아닌, 그냥 멀겋게 물에 뜬 고기가 될 것 같았다. 그런 걸 만들지 않으려면 고기 국물을 따로 내서 쓰면 좋은데 그건 또 귀찮고 비용도 너무 많이 들어갈 것 같았다.
그래서 궁여지책을 세웠다. 일단 고기에 양념을 해서 재웠다가 일부를 볶다가 끓여서 국물을 낸다. 당면을 삶아두었다가 합친다.
그리고 나머지는 구워서 그 위에 얹은 다음, 먹을때 대강 섞어서 먹는다. 마침 신세계에서 세일을 한다길래 일부러 고기를 사 봤는데 별 감흥은 없었다. 그리고 물에 끓일 거면 고기를 조금 더 짜게 양념했어야 되는데 그러지 않았더니 전반적으로 좀 싱거웠다. 사실 불고기나 갈비의 양념은 어떤게 최선일까,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그 모든 짠맛을 간장만으로 얻는 것이 과연 맞는지 확신이 가지 않아서인데 내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불고기 조리법에는 간장만을 쓴다. 개인적으로는 소금으로 살짝 밑간을 하고 간장의 향을 불러들이는 게 낫지 않나 생각을 하는데… 다음 번에는 한 번 시도해봐야 되겠다.
# by bluexmas | 2010/02/05 09:02 | Taste | 트랙백 | 덧글(31)
간장 만 쓰는 것은 아마 간 맞추기가 힘들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은근 어려워요.ㅜㅜ
전 뚝배기 밑에 다시마를 한 조각 깝니다. 다시마는 오래 끓이면 안된다지만 쇠고기의 힘을 믿는 거죠! 그리고 버섯이랑 당면이랑 호박이랑 양파를 듬뿍 넣고. 파인 다이닝의 요즘 트렌드는 재료 수를 줄이는 것 같지만 집밥은 또 다르잖아요.
어떤 요리든 간장으로만 간을 하면 균형이 안 맞더군요. 향이 너무 강해요. 먹어보진 않았지만 소금 불고기도 의외로 괜찮다더군요.
우와.. 제가 태어나서 본 뚝배기불고기중에 제일 고기가 많아요!!! 싱거웠다 하시지만..엄청 맛있어보여요. 이분은 설거지따위 두려워하지않아!에 저도 한표….. ㅋㅋㅋㅋㅋ
간은 싱거운게 좋은거라하니 고기 본연의 맛이 느껴졌을 듯해서 전 싱거운 간을 더 좋아한답니다~ 아우 맛있겠어요!!
두번째사진보고 말아놓은기저귀인줄알았네요
요즘이도이랑맨날 동거하다시피하다보니 하하하
저는 일단 야채,채소에 대한 압박감과 양념의 부담 때문에
칼 잡을 일이 걱정이랍니다.
라고 떠올린 저도 이제 주부 1단 정도 된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