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1. 사실 어제 올렸던 글은 맞춤법보다는 ‘가르친다’ 라는 말이 주는 무서움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어 쓴 것이었다. 언제나 하는 이야기지만, 어떤 상황에서 가르친다는 말은 ‘to educate’보다 ‘to correct’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 고친다는 것이 누구의 기준에 틀린 것을 맞게 고치는 것인지, 그걸 생각할 때면 가끔 두려워진다. 가르친다는 말을 입에 담는 어떤 사람들은 그 말을 하는데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어 보일 때가 있다. 그런 사람들이 나는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지만, 또 무섭기도 하다. 다들 가르치려고만 들면 세상은 살기 무서운 곳이 되지 않나? 벌써 그런 것 같기도.
2. 맞춤법이라는 것 자체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말은 쉽지 않아서 언제나 100% 맞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데, 모르거나 틀릴 때 더 알고 싶어하거나 고치려고 하는 호기심이나 노력이 100% 맞게 가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건 그냥 나의 편견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공부 좀 하거나 했다는 사람이 온갖 어려운 용어들을 쓰면서 말 맞지도 않는 논리를 펼치는데 정말 말도 되지 않는 단어의 맞춤법을 틀리는 걸 보면 이해를 잘 못하겠다. 예를 들면 ‘냄세’ 라거나 ‘떼깔’ 이라거나… 그 정도라면 아예 그 어려운 공부를 할 기본이 안 되어 있는 건 아닌가. 지적능력이 비단 어려운 개념들을 소화하기 위한 능력만을 의미하는 건 아닐텐데, 저런 걸 틀리는 사람이 과연 공부를 할 수는 있는걸까? 아니,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따지고 보면 사실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틀리는 것에 대한 자각이 없거나 그것도 아니면 자신의 학문적인 이익과 직접 관련이 있는 어려운 개념을 익히는 데만 급급하고 저런 작은 것들을 챙기지 않아서 틀린다면 궁극적으로는 그 사람의 학문적인 역량에 더 금이 가게 되지 않을까. 그냥 이건 나같이 비뚤어진 사람만 생각할 수 있는 논리인걸까?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 궁극적으로는 길게 공부를 하는데 꼭 필요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는 호기심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논리의 비약일 수도 있지만 많은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열을 올리려고 그런 건 아닌데, 꼭 그런 것처럼 보일 것 같으니 심각한 잡담은 이걸로 그만 하고…
3. 파스타=막장 드라마. 오늘은 밖에 나갔다가 좀 늦게 들어와서 앞 30분을 못 봤는데 뒤 30분만으로도 충분히 괴로웠다. 주방에서 멱살잡는 장면까지 나온다면 너무 막장 아닌가. 나는 주방이 신성한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거기에서 일은 하지 않지만. 불과 칼을 다 다루는 공간에서 참 그런 식으로 사람 대해서 서로 안전 지켜주면서 일 하겠다…
4. 박찬호의 양키스 행에 조금 놀랐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가 메이저리그 계약을 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시점인데 양키스 같은 구단에서 뛰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5. 새 카메라에 광각렌즈를 달아주기로 했다. 가격이 너무 비싸서 정말 손이 떨리지만 우리에게는 10개월 무이자할부라는, 은총을 가장한 유혹이 있다. 아 그러나 나에게는 좀 과분하다고 생각은 한다. 이 렌즈를 손에 넣기까지의 과정이 좀 골때리는데, 일단 손에 넣은 다음에 글을 써야겠다.
6. 스틱블렌더를 새로 샀다. 역시 퀴진아트는 안된다. 브라운 제품으로 샀는데 잘 돌아간다. 곧 사용기를 올려봐야겠다.
7. 뭐 이 사람의 책을 읽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걸까? 라는 판단도 없이 이정우 (전)교수의 <시뮬라르크의 시대> 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책 날개의 약력을 보니 <의미의 논리>를 번역했다고 나와 있길래 ‘음, 이 책을 읽고 영역판을 읽을까, 이걸 읽을까’ 생각했더니 글쎄, 붙박이 장에서 한역판을 발견했다-_-;;; 나에게도 읽지 않은 책이 꽤 많다. 이것이 바로 지적 허세인 것이겠지? 인문학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인문학의 어떤 분야에 대한 책을 읽어야할지 잘 모른다. 집에는 이런 책들과 구조주의, 그리고 푸코에 대한 책 기본적인 책이 몇 권 있다.
8. <건축과 환경>을 몇 년 동안 구독했는데 거기에 <공간>을 덧붙이기로 했다. 건축과 환경에서는 우리나라 건축을 더 이상 다루지 않는다. 우리나라 건축도 당연히 알아야 한다.
9. 역삼동에서 기분 좋게 3차까지 가는 법.
10. 책상을 치워야한다. 딱 키보드 있는 자리에만 아무 것도 없다.
11. 나에게도 목디스크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2. 정기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데 왜 못하고 있을까. 1년 지났는데…
13. 어제 일단 10km까지 다시 뛸 수 있었다. 갈 길이 멀다.
14. 서점에서 <삼성을 생각한다>를 잠깐 읽었는데, 내용이 어떻고를 떠나서 참 재미있는 읽을거리라는 생각이…
# by bluexmas | 2010/02/23 00:04 | Life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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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런 걸로 걱정을 하시고^^
책상은 언제나 하루중에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공간이죠. 저는 여기서 밥까지 먹으니 잘 때 빼고는 언제나 집에선 책상 앞에 있는건데.. 치워도 금새 어질러지고 그렇다고 방치하자니 책상이 썩어가는 느낌이고.. 어렵네요.
비록 선발로 뛰지는 못하더라도 선수생활의 황혼기는 멋지게 장식했으면 해요.
근데 데이먼은 디트로이트로 갔더군요.;;
5. 우왕 부럽긔..ㅠㅠ ㅠㅠ 전 지금 28mm f1.8 을 눈독들이고 있어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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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고 편해지기로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