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남자 반바지에 대한 의문 두 가지
1. 길이: 다들 왜 그렇게 길까? 남자 반바지치고 무릎에 살짝 닿거나 그 위로 올라오는 반바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비싼 @폴 같은 상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비싼 반바지를 입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제껴두고). 대부분이 정말 반바지라기 보다는 거의 7부에 가까운, 정강이를 반 정도 덮는 반바진데 이런 경우라면 어중간해서 다리가 더 짧아 보이지 않나? 가랑이(Inseam)의 길이가 25~30센티미터 정도라면 반바지를 입는다는 의미가 있을 정도로 시원하기도 하고 그렇게 많이 드러내는 편도 아닐텐데(사진의 반바지는 27센티미터).
2. Fit: 면바지라도 너무 딱 맞아서 무슨 사이클 바지 같은 느낌이거나, 아니면 너무 펑퍼짐하다. 거기에다가 옆 주머니는 필수. 딱 적당하다 싶은 느낌이 별로 없다. 사실 그건 반바지를 포함한 바지만의 문제도 아니다. 남자들은 옷을 딱 맞게 입고 다니기가 힘든 것 같다. 아니, (체형 문제는 차치하고) 옷을 맞게 입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기가 힘든 것 같다. 어쩌면 심리적으로 크지 않고 딱 맞는 상태를 너무 딱 맞는 것처럼 불안하게 생각한다고나 할까? 심지어 큰 자각 없이 입고 다니는 것으로 보이는 직장인들의 정장도 그래 보이는 경우가 많다(통이 크거나 바지 밑단이 너무 길거나). 그렇게 만들면 수요가 안 맞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바지도 대부분의 경우 허리에만 맞춰서 나오지 기장은 긴 걸 그냥 줄일 뿐인 것처럼 다양하게 만들지 않는 상황도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같은 허리 32라도 기장이 32인 사람과 34인 사람은 체형이 다를 확률이 높은데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듯… 만드는 쪽이나 입는 쪽이나). 성별을 막론하고 아직도 “남자가 옷에 대해서 지나치게 신경쓰면 꼴불견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할 듯. 쓸데없이 이야기가 길어지는데 이 주제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쓰기로 하고…
사진의 바지는 갭 세일에서 집어 온 것.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가격을 생각하면 입고 싶지 않은데 그래도 세일해서 4만원 밑이면 우리나라 물가를 생각해서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게다가 맞는 반바지를 찾기 힘들다. 작년 부터 들춰보았던 것들은 대부분 저 위의 두 조건에 걸려서 살 수가 없었다. 실제로 작년에 @이직 하우스라는 데에서 세일할때 집어온 바지의 경우에도 허리는 2인치 건너 나와서 크게 맞는 쪽보다 작게 맞는 쪽의 것을 사왔으나 너무 통이 좁아서 어울리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사놓고 입지 않게 되었다.
# by bluexmas | 2010/06/20 17:45 | Style | 트랙백 | 덧글(10)
왜 한국 바지들은 기장이 동일할까요. 길면 잘라내기라도 하지만 짧으면 덧댈 순 없잖아요.
기장 34짜리도 사실 한 1센티 정도 짧은데. ㅠㅠ
어디 그 뿐이겠습니까.
젊고 날씬하고 예쁘지 않은 여자가 몸을 드러나는 것에 대한 혐오감도 만만치 않죠.
여자들 커뮤니티에서 ‘서른 넘었는데 미니스커트 입어도 되나요?’ ‘마흔 넘었는데 부츠 신으면 꼴불견일까요?’ 류의 질문이 얼마나 자주 올라오는지 알면 놀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