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중국요리, 바로 그 오렌지비프

“오렌지 비프! 봉투를 받아 들고 회사를 나서는데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오렌지 비프였다. 그러고 보니 점심 시간도 벌써 한참 지나있었다. 배가 너무 고프다 보니 오로지 오렌지 비프 생각뿐이었다. 새 직장? 집? 이사? 비행기표? 뭐 어떻게든 될 테니 일단 점심부터 먹어야 할 것 같았다. 단골 중국집으로 차를 몰았다. 오렌지 비프는 미국식 중국 음식으로, 얇게 저며 반죽을 입힌 쇠고기를 걸쭉한 오렌지 칠리 소스에 버무린 것이었다. 오렌지 맛이 스며든 사천 탕수육쯤이라고 설명하면 될까?”

직접 만들어야 되는 상황이 닥칠 줄은 사실 몰랐다. 그러나 당황하지는 않았다. 그저 튀김을 해야 되므로 조금 귀찮았을 뿐. 즐겨 먹던 단골집의 오렌지비프는 어디인지 잘 알아차리리가 힘든, 꼭 삼겹살 같은 부위를 얇게 저민 뒤 삶아서 튀긴 것이었다(고기가 튀김 옷에서 굉장히 잘 분리되었는데, 익은 느낌이 고기만 따로 삶은 느낌이었다). 반죽에 베이킹소다를 넣었는지 늘 많이 부풀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 기억을 살려서 나도 오렌지비프를 만들었다. 살치살을 사다가 고기망치로 두들겨서 절반 정도의 두께로 얇게 펴고, 소금과 후추로 간한 뒤 옥수수 전분을 살짝 입히고 찹쌀가루와 계란 흰자로 만든 튀김옷을 입혀 두 번 튀겼다. 소스는 만들어 두었던 오렌지 필의 시럽에 고추장을 기본으로 만들고 고추가루와 미림을 더하고 소금으로 간했다. 생김새는 조금 다르지만 맛은 비슷했다. 오렌지 필이 없는 사람은 오렌지 마말레이드로 만들면 된다. 음식 색깔이 원래 그래서 별로 맛있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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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bluexmas | 2010/07/12 10:05 | Taste | 트랙백 | 덧글(26)

 Commented by 러움 at 2010/07/12 10:29 

예전에 한창 신나게 먹었던 레몬탕수육이 생각나는 음식이네요. 단 그건 진짜 레몬-_-이었어요. 신맛의 고통을 즐기며 먹었었죠. ㅋㅋ 오렌지면 향도 맛도 왠지 달작할거 같아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7/14 10:11

어떻게 보면 레몬 탕수육과 별 다를게 없지요. 이건 그렇게 신 편은 아니에요. 만들기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데…

그나저나 다들 이사가셔서 너무 조용하네요ㅠㅠㅠ

 Commented by Cheese_fry at 2010/07/12 11:13 

그 오렌지 비프가 그 오렌지 비프! (사실 저는 한번도 안 먹어봤지만;) 전 이상하게 결국 탕수육만 시키게 되더라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7/14 10:11

그 그렇죠… 탕수육보다 저는 오히려 이게 더 좋더라구요.

 Commented by churrr at 2010/07/12 11:27 

판다 익스프레스 앞만 지나면 이상하게 얘 냄새만 무지 나는게 신기해요.

다른 메뉴도 한두가지가 아닌데…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7/14 10:12

아무래도 오렌지 냄새 때문에 그런 걸까요? 요즘도 땡볕에 판다들 나와서 춤추고 있나…

 Commented by 펠로우 at 2010/07/12 12:05 

서구식 중국요리군요^^; 맛있어보입니다.

마드리드의 중국집에서 주문해본 오향장육은 냄새나는 돼지고기 쪄놓고, 오렌지를 잔뜩 깔아놓았더군요. 소스는 괜찮았는데 돼지냄새가 심해서;;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7/14 10:12

네, 미국식 중국요리죠. 스페인이라면 재료가 좋을 것 같은데 냄새나는 닭고기라니 의왼데요.

 Commented by 밥과술 at 2010/07/12 13:57 

직접 만드셨군요…대단하십니다.

오렌지 비프하니까 레몬치킨도 생각이 나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7/14 10:13

그리 대단하지는 않습니다^^;;; 레몬 치킨도 괜찮지요. 튀김만 귀찮지 않으면 둘 다 만들기 그리 어렵지는 않구요.

 Commented by sabina at 2010/07/12 14:20 

돈이 없어서 매일매일 학교 식당 판다 익스프레스에서 오렌지 포크를 먹었어요. 소고기로 만들었으니 왠지 더 맛있을 것 같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7/14 10:14

아이고 눈물 나는 스토리네요ㅠㅠㅠ 학교에 판다 익스프레스가 들어온 경우도 있군요. 제가 다니던 학교에는 피자헛이 있었네요 그러고 보니…

 Commented by 하니픽 at 2010/07/12 15:45 

오렌지비프라니~ 일반 메뉴보다는 상큼함이 가해져서 느끼하지 않고 깔끔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음식색도 매콤달콤해보이는게 맛나보이니 걱정하지 마세요~>_<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7/14 10:14

아이고 감사합니다ㅠㅠㅠ 오렌지랑 고추장 때문에 그렇게 느끼하지는 않아요^^

 Commented by 유이하루 at 2010/07/12 18:59 

아니에요 완전 맛있을거같아요 ㅠㅠㅠㅠㅠㅠ 먹고싶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7/14 10:14

앗 맛있어 보이는군요. 다행이에요ㅠㅠㅠ

 Commented by 아스나기 at 2010/07/12 19:06 

맛있어 보이네요

튀김도 두려워하지 않으시는 블루마스님 멋지세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7/14 10:15

사실 튀김은 두렵습니다. 저런 계란 흰자로 가볍게 옷을 입혔는데 많이 튀어서 좀 힘들었어요;;;

 Commented by 닥슈나이더 at 2010/07/12 20:46 

오랜지 치킨…ㅠㅠ;;; 아~ 레몬 치킨이었던가?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7/14 10:15

레몬치킨인데 오렌지 치킨도 있습니다;;;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07/13 10:51 

윽…제가 왜 이 생각을 못 했을까요…신포닭강정에 가서는 매운 걸 못 먹기 때문에 후라이드를 사왔거든요…귀찮아서 그냥 먹었더니 정말 맛 없더라구요…이렇게 먹을걸….ㅜ_ㅜ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7/14 10:15

그러게요. 차라리 잼을 발라 드셨다면…ㅠㅠㅠ

 Commented by 롸씨 at 2010/07/13 14:53 

배가 또 고픈 건 왜 일까요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7/14 10:15

견물생심이라 그런 걸까요;;;

 Commented by 뽀야 at 2010/07/14 11:51 

책읽으면서 이 오렌지 비프가 계속 생각났어요 =ㅂ= 냠냠 저도 좀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7/14 12:08

앗 그러셨군요-_-;;; 책을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ㅠㅠ 저도 드리고 싶네요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