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 얼굴책과 복수와 그 밖의 잡담

1. 가끔 얼굴책을 들여다보는데, 모두들 아는 것처럼 이 순진한 얼굴책은 구글 메일 계정을 뒤져서 거기에 나오는 사람이 계정을 가지고 있으면 친구를 하라고 들이밀곤 한다. 그러던 와중에 며칠 전에 뜬 분은…으음. 세상에는 어떻게 해도 친구라는 틀로 묶을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얼굴책은 아직 순진해서 모르는 것 같다. 조용히 지웠다. 사진은 참 멋져보이시더만… 원래 멋진 분이시기도 했고.

1-1. 그렇게 들여다 보는 김에 몇몇 사람들의 소식이 안 보이도록 감췄다. 아예 친구를 끊으려고 했는데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찾다가 그만뒀다.

2. 막장 드라마의 막장도는 얼마나 어이없는 강도/이야기로 복수가 이루어지는가에 달렸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 하는 모 드라마는 왜 제목에 ‘물고기’가 들어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측면에서 근래 나오는 드라마들 가운데 막장도 1위를 차지할 듯.

3. 복수를 하면 속이 시원해질까? 그렇다면…

4. 말을 많이 하고 돌아오면 쓸 말이 없어진다. 아니, 없어진다기 보다는 말을 그렇게 많이 했는데 이걸 또 써도 되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 그것도 아니고,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귀찮아서 끝까지 생각을 못하게 되는 것 같다. 이걸 써도 되나, 아니면 안 되나…

5. 올스타 휴식 기간이라 야구를 못 봐서 좀 심심하다…라고 쓰려는데 양키스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도 많겠지만, 양키스가 CBS의 소유 아래 맛 가고 있는 걸 사서 살린 사람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 않나?

6. 오늘 꽤 덥구나.

7. 텔레비젼으로는 월드컵 결승전을, 맥북으로는 메이저리그 경기 보고 있으려니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덜란드가 져서 좀 아쉽다. 그래도 바지는 검정색을 입는 게 조금 더 보기 좋던데. 위아래 모두 오렌지색을 입어서 진 건 아니겠지만.

8. 사람들이 독일감독 독일감독해댔지만, 솔직히 내가 보기에는 네덜란드 감독이 훨씬 더 잘 생겼던데. 그리고 보면 옷도 계속해서 회색 정장으로 고집하는등, 나름의 색깔이 있어 보였다. 아무래도 독일 감독의 눈이 처진게 여성팬을 더 불러 모을 인상이었던 듯. 그러나 나는 여전히 네덜란드 감독에게 한 표. 어떻게 늙을지 고를 수 있다면 네덜란드 감독쪽을 택하리… 그러나 늙는 생각하면 싫다;;;

8-1. 그그그런데 나도 눈이 좀 쳐졌다 >_<;;;;

9. 네덜란드 감독의 이름(Bert van Marwijk)에서도 볼 수 있듯, 네덜란드에 가면 가장 많이 눈에 뜨이는 게 ‘aa’와 ‘ij’이다. 수퍼마켓 체인 같은 것의 이름이 ‘Albert Hijn’이었나 뭐 그랬던 듯. 이런 글을 쓰니 네덜란드에 가고 싶어지는군. 수퍼마켓에서 파는 팬케이크가 맛있었는데.

10. 자존심.

11. 어제 약을 받아왔는데, 그 가방을 그냥 냉장고에 넣었는데 알고 보니 그 안에 우산이 들어있었다.

12. (  )

13. 피곤하구나.

14. 2등이 아쉽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렇게 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승전에조차 올라본 경험이 없을 것이다. 뭐 나도 그렇고. 2등이 어디냐. 책 파는 걸로 따지면 아마 나는 87,354위 정도?

 by bluexmas | 2010/07/14 00:02 | Life | 트랙백 | 덧글(10)

 Commented by 푸켓몬스터 at 2010/07/14 00:11 

아… 아들은 없으시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7/14 00:12

크 오해의 여지가 있을 것 같아 수정했습니다;;;

 Commented by essen at 2010/07/14 00:11 

얼굴책이 뭔가 했더니 그거군요.

2등도 대단한거죠. 세상 사람들은 주로 1등을 기억하지만…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10/07/14 00:19 

한참 물음표 띄우고 갸웃거렸습니다. 그러고보니 거기 잡초가 많이 자랐겠네요. 좀 가봐야겠습니다 -.-

 Commented by drtrue at 2010/07/14 00:29 

저도 네덜란드 반감독님!! 군고구마 장사 스탈로 목도리 감으셔도 어찌나 멋진지….! 개인적으로 이번 월드컵으 가장 큰 수확이랄까요

황금물고기는 저녁 준비하면서 가끔 보는데 정말.. 절망이에요. 그시간에 그런 수준의 드라마밖에 할게 없나?

 Commented by felix at 2010/07/14 01:10 

9. 전 AH로 기억하는 그 슈퍼마켓이군요. 무심코 사먹은 병에 든 스무디가 정말 맛있어서 놀랐었죠.

 Commented by 아스나기 at 2010/07/14 09:01 

얼굴책은 좀 공포네요. 저도 처음 가입하고 뭐야 이거! 나 감시당하고 있음?! 하고 자의식 과잉 작렬…

 Commented by Suzy Q at 2010/07/14 09:35 

8. 저도 네덜란드 감독이 독일감독보다 잘 생긴거 같더라구요. 순전히 감독의 미모때문에;;; 네덜란드가 져서 안타까워요. ㅎㅎ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07/14 17:10 

복수 소재의 영화는 항상 뒤끝이 강하던데…시원하지 않은가봐요..어떤 류의 복수인가..강도에 따라 다를지도..

 Commented by momo at 2010/07/15 11:03 

얼굴책은 정말 사생활이 없어놔서… 제가 친구삭제 하는 기능 아는데, 알려드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