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입구]성민 양꼬치-아주 오랜만의 확인 사살

지지난 주였나, 양꼬치가 먹고 싶어 아주 오랜만에 성민 양꼬치를 찾았다. 성민 샤브샤브까지 기껏 두 세번 가봤을 정도지만, 개인적으로 이 집은 어느 정도 과대평가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과대평가는 ‘맛 없는데 왜 사람들이 갈까?’ 까지는 아니고, ‘저 정도라면 줄 서서까지 먹을 정도는 아닌데’라는 정도를 의미한다. 아홉시쯤이었나, 사람들이 많이 빠졌을 거라고 생각하는 시간에 갔는데 여전히 사람이 꽤 많았다. 시간이 오래 흘렀는지 성민샤브샤브는 접었고, 원래 양꼬치가 있는 공간 2층이었다. 그 동네는 차를 가지고 간 적이 없는데 근처에 주차할 공간이 거의 없어 애를 좀 먹었다. 하얼빈 맥주 한 병에, 그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양꼬치 2인분, 탕수육(꿔바로), 물만두를 시켰다.

초벌구이가 되어서 나오는 양꼬치는 보통 수준이라는 느낌이었다. 뭐 양꼬치집이 엄청나게 는 요즘 현실에 양냄새 운운하는 건 별로 적절한 것 같지 않고…

(꼭 상활 설명을 필요가 있을 때에만 등장하는 사진: 개인적으로 이런 사진, “숟갈샷” 이런 거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게장에 밥 비빈 사진 이런 것들)

탕수육. 튀김 그 자체만 놓고 본다면 좋았는데, 사실은 고기가 거의 없어 ‘고기에 옷을 입힌 튀김’ 이라기 보다 ‘찹쌀 가루 덩어리(?)에 돼지고기 속을 넣은 튀김’ 이라고 불러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찾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이 찹쌀 탕수육이라는 것의 가루가 정말 찹쌀인지, 아니면 타피오카와 같은 것들의 가루인지 잘 모르겠다. 찹쌀가루가 비싼 것으로 알고 있으니까… 아니면 중국산일까?). 살짝 모자라다 싶은 양의 소스는 튀김과 균형이 잘 맞았다.

물만두 역시 평범했는데, 조금 뻣뻣했다. 집집마다 맛도 다르지만 물만두 그 자체의 부드러움도 조금씩 다른데 이 날 먹었던 물만두는 조금 과장을 보태 말하자면 찐만두의 경계를 넘보는 상태였다.

사실 여기까지 먹었을때 배가 불렀지만, 왠지 볶음밥이 어떤지 확인하고 싶어 시켰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간 안 맞는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성의 없이 볶았다는 느낌이었는데, 콩이 드문드문 있는 것으로 보아 콩밥을 볶은 모양이었다.

요즘 같은 날씨에 덥지 않은 날이 어디 있겠느냐만, 성민 양꼬치에 갔던 날도 열대야였다. 2층 공간은 처음이었는데 딱히 아주 밀도가 높게 자리를 놓지는 않았지만 날씨가 더운데 양꼬치는 불을 피워 먹어야 되는데다가, 사람은 적당히 있어 공간의 온도가 높았는데 냉방이 적절하게 되지 않았다. 게다가 창문을 막았는지 공간은 완전 밀폐, 그러므로 사람들의 말소리까지 섞여 공간은 다소 아수라장의 느낌이었다. 물론 이런 종류의 음식점/술집들이 그런 것이야 너무나 당연하겠지만…

아주 오랜만에 들러보니, 볶음밥을 빼놓고는 딱히 음식을 성의없게 만들겠다는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지 사람이 꽤 많아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나 홀에서 손님을 거드는 사람들 모두 역부족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이 모든 것에다가 요즘 꽤 많은 양꼬치집들을 생각해본다면, 그 동네 사람들에게야 비교적 싼 가격에 적당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 괜찮은 선택일지는 몰라도 혹시나 “맛집 기행” 같은 걸 위해 굳이 다른 곳에서부터 찾아 온다면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이제 이름값을 하기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 된 것 같다는 사실을 확인사살하고 왔노라고 의견을 밝히고 싶다.

 by bluexmas | 2010/08/04 10:36 | Taste | 트랙백 | 덧글(18)

 Commented by 러움 at 2010/08/04 10:52 

ㅎㅎ 저는 집 근처 청도양꼬치(일요일에 쉬는게 싫지만-_ㅠ)나 회사 근처 이름모를 양꼬치집을 좋아하지용. 말씀처럼 요샌 양꼬치집이 많아지는만큼 어느정도 경쟁력은 갖추기 때문에 굳이 양꼬치-를 위해 멀리 나갈 필요는 없는거 같아요. ㅎㅎ 꿔바로우 먹고 싶네요. -_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8/09 03:38

청도양꼬치도 안 가본지 오래 되었는데, 사람 엄청 많더라구요. 오산에서도 양꼬치는 먹을 수 있으니까요^^

 Commented by 닥슈나이더 at 2010/08/04 11:15 

넵… 블로그 붐으로 인해서 과대평가 되었죠….

저기의 진리는 해물탕이죠…. 그런데 해물탕도 요즘엔 안먹어봐서….

어떻게 변했을지는….(샤브샤브도 생기기 전에 먹었던거라…)

저기 오셨으면 연락주셨으면 얼굴이라도 뵈었을텐데…..

언제 여의도 오셔서 신길의 순대간을 써비스로 주는 그집이나 같이 가보시죠…^^;;

물론 날씨좀 선선해 진 다음에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8/09 03:38

아, 닥슈님과는 여름 지나고 한 번 또 뵙지요 뭐…

저도 블로그 붐으로 과대평가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못하는데 잘한다고, 는 아니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그런 뭐 그런 것이겠지요.

 Commented by mako at 2010/08/04 12:15 

헤헤 여기. 그냥 집에가기전에 맥주한잔하고 양꼬치먹고 그러는 동네 식당이었으면 좋았을걸 왠걸 앞에 줄서서 기다려야해요 요즘도.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8/09 03:39

그러게요. 양꼬치가 뭐길래…

 Commented by 시울 at 2010/08/04 12:43 

확실히 양꼬치를 주력으로 하던 시절은 지나갔지요.

근처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맥주 한 잔 하기에 이보다 부담없는 집도 드물어요.

그래서 아직 줄을 서는 듯..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8/09 03:39

그러게요 그렇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기다리면 좀 버겁지요. 물론 저는 기다리지 않았습니다만…

그런데 그 동네에는 공영 주차장 같은 건 별로 없나봐요. 차 대려다가 고생 좀 했습니다-_-;;;

 Commented by 아노말로칼리스 at 2010/08/04 12:54 

…초심을 유지하기란 쉬운게 아니군요.

전 처음 갔을때도 좀 과대평가된게 아닌가… 어렴풋이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요.

개인적으로는 대림역 근처 화교들이 직접하는 양꼬치집들을 추천합니다

예상외로 맛이나 퀄리티가 꾸준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8/09 03:41

저는 이 사람들이 초심을 잃었다기 보다 오는 사람들이 초심이고 뭐고 감당을 못하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대평가는 그거와는 좀 다른 이야기들이구요. 대림역 근처가 아무래도 괜찮겠지요. 가리봉 시장 근처는 가끔 갔는데 그 동네는 가서 먹어본 적은 없습니다.

 Commented at 2010/08/04 13:5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8/09 03:41

아, 정확하게 말하자면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별로 전자는 아닌 게 처음에도 그 정도는 아니라는 느낌이 강했어요, 저에게는.

 Commented by 히미코 at 2010/08/04 14:24 

성민은 이미 맛이갔죠…양꼬치자체의 고기양이 절반이하가 되었으니…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8/09 03:42

아, 제가 거기까지는 헤아리지 못했는데 말씀 듣고 나니 그런 것 같기도 한데요@_@ 양꼬치 하나의 정량까지 따지는 분위기는 아니니까요…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08/04 16:05 

경기 지역엔 다소 과대평가된 집들이 많아서 얼마나 맛없는 집들이 많으면 이 정도에 극찬을 할까 싶어요u_u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8/09 03:42

튜나님도 가서 드셔보셨나봐요… 워낙 사시는 곳과는 멀어서.

 Commented by enif at 2010/08/04 19:31 

여긴 희안하게 안가게되는 집입니다.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8/09 03:42

오 에니프님이 잘 안 가시는 집이라니 믿기는 조금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