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느냐 마느냐
밤에 잠깐 달리기를 했다. 20분 정도? 원래 하려던 건 아닌데 몸도 근질근질하고 시간도 좀 남아서… 느리고 가벼운 달리기였다. 그저 걷기보다 조금 더 빠른 정도?
공교롭게도 오늘 병원에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격렬한 운동을 하고 싶은 충동이 없느냐고 물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속에서 두 욕구가 서로 싸우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안 할 수 있다면 운동 따위 절대 하지 않고 죽을때까지 살고 싶다(최근 가디언에서, 운동이 살을 빼는데 도움이 안 된다는 뭐 그런 연구 결과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그러나 육체 노동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몸을 움직여 땀을 흘리지 않으면서 사는 것이 가능한지도, 또한 좋은지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운동을 하고 싶다고 해서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걸 즐기고 싶은 건 또 아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웨이트 트레이닝은 정말 지겹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거기에 핑게를 한 켜 더 얹자면, 요즘 동네 헬스클럽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면 인간적으로 너무 개판이라 가고 싶지가 않다. 화장실에서는 냄새가 나고, 음악은 정말 찢어질 정도로 크게 틀어놓았는데 또 그 와중에 사람들은 이어폰 연결용 코드를 다 뽑아서 텔레비전을 음악듣는 것보다 더 큰 소리로 틀어놓고 보면서 트레드밀 위를 기어다닌다. 솔직히 다쳐봐야 내가 다치는 것도 아니지만, ‘쓰레빠’신고 와서 운동하시면서 남 웨이트 하는데 훈장질하는 근육맨 아저씨들을 보면 근육은 되었지만 인간 기본은 안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쓰레빠 신고 역기 드는 것 자체가 완벽한 난센스 아닌가?
아니 뭐 갑자기 흥분해서 동네 헬스클럽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글이 되어가고 있는데,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고 몸이 귀찮아도 종종 마음은 달리고 싶은데 이걸 어떻게 해소하는 것이 좋을까 뭐 그런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육체라는 게 쓰면 쓸수록 강해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데 그와 달리 내 몸은 가면 갈수록 구려질뿐이니, 아직도 내가 나에게 맞는 생활 습관을 찾지 못한걸까 고민하다가도, 따져보면 누가 그런 걸 다 찾고 사나 싶기도 한 것이 그저 고민은 달리느냐 마느냐…
# by bluexmas | 2010/10/22 00:40 | Life | 트랙백 | 덧글(10)





비공개 덧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