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치즈와 요거트-너무 싱겁고 너무 달고
전라도 쪽으로 취재갔더니 휴계소마다 임실치즈를 팔길래, 안 먹어봤던 걸 사왔다. 둘 다 가장 기본적인 치즈라고 할 수 있는 Queso Blanco. 우유에서 유청을 분리해서 눌러 물기를 빼 만들고, 숙성은 시키지 않았다. 왼쪽 건 산양젖을 좀 섞었다고. 어쨌든 결과는 실망. 다른 것 다 제쳐두더라도 너무 싱거워서 아무 맛도 나지 않는다. 냉장이 잘 된 현대에 저 먼 옛날 아무 것도 없던 시절의 저장성을 추구하기 위해 소금을 왕창 쓸 필요는 없겠지만 맛이 없다 못해 거의 고무 느낌이 나도록 맹숭맹숭하다면 음식 자체에 대한 기본 개념을 잘못 잡고 접근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둘 모두 200g에 5~6,000원대. 1/3의 가격에 코스트코에서 그래도 멀쩡한 수준의 덩어리 치즈를 살 수 있는 현실에서, 이런 우리나라 치즈는 어떤 틈새를 노리고 만드는 것인지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한편 요거트는 우리나라 발효유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신맛을 지우기 위해 엄청나게 달다. 그나마 설탕을 쓴 건 다행이지만 요거트에서 기대하는 상큼한 신맛 같은 건 전혀 기대할 수 없다. 어떤 건 너무 싱겁고 또 어떤 건 너무 달다. 입맛이라는 것을 따져본다고 해도 어떤 기준점이 있을 것 같은데 모두 너무 극단이라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짜면 건강에 나쁘니까 아무 맛도 안 나게 만든다면 요거트도 설탕 안 넣고 만들어야 되는 거 아닌가?
# by bluexmas | 2012/05/03 12:00 | Taste | 트랙백 | 핑백(1) | 덧글(10)
Linked at The Note of Thir.. at 2012/05/04 11:51
… 어제 글에서 언급한, 싱거운 치즈를 어떻게 먹을까 고민하다가 파스타 샐러드를 만들었다. 마침 인터넷을 통해 산 괜찮은 토마토도 있던 상황. 토마토를 썰고 마늘을 갈아, 소금을 뿌려 잘 섞는다 … more
그것도 숙성치즈나 하드치즈도 아닌 커티지 치즈인데 말이죠.
그리고 퀘소 블랑코는 소젖으로 만드는 것인데 포장지에는 왠 얌생이들이?
고무느낌이 난다면 그것도 이상하고요.
페타보다 약간 하드한 느낌이 나는 소프트 치즈일 뿐인데 구워 먹는 치즈라는 것도 이상하고…
제가 치즈를 잘 모르니 그렇다 그러면 그런 줄 알아야 하겠지만 저건 좀…
그 치즈는 산양젖을 더했다고 합니다. 글에 덧붙여 놓았어요. 고무 느낌이 나는 건 소금 간을 너무 안해 별 느낌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지방을 너무 빼서 그럴 수도 있겠죠.
아직 과도기인데 정확하게 치즈를 이해하고 만드는 느낌이 잘 안 듭니다.
얼마나 심심하셨으면 …저리 평을 하셨을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