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본점] 분지로-미스테리 돈까스

인당 2만원 수준의 객단가에 전혀 걸맞지 않는 주문기, 그에 걸맞게 함량 미달인 식사 경험 같은 건 다 넘길 수 있다. 식종 불문 그런 곳이 더 흔한 시대니까. 그런데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게 있으니 바로 돈까스 속 돼지고기의 상태다. 아무리 곱씹어 보아도 그냥 튀겨서 나오는 맛과 질감이 아니다. 튀김은 궁극적으로 오븐과 원리가 같은 문법인데 다만 조리 시간이 짧으므로 내부의 식재료가 분해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일본식 소위 ‘프리미엄’ 돈까스는 더 낮은 온도의 기름에서 데치듯 조리하므로 고기가 분해된 맛이나 질감을 낼 수 없는데 그렇다. 고기에서 풍기는 후추의 맛과 향 또한 재료에 튀김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머무른 느낌이 아니다. 상당히 오랫동안 한데 어우러진 것 같고 좀 더 추측을 하자면 수비드(저온조리)의 결과물 같다. 튀김옷 속 고기의 색깔이나 맛 또한 그런 뉘앙스를 풍긴다.

더 흥미로운 건, 이곳의 돈까스만 그렇지 않다. 소위 프리미엄 돈까스를 판다는 곳 가운데 상당수에서 똑같은 상태의 고기를 접했다. 두툼하게 썬, 근섬유에 지방이 마블링되어 있지 않는 등심이나 안심 같은 부위가 거의 결대로 찢어질 것 같은 상태로 조리돼 나온다. 심지어 얇은 고기에 상당히 두꺼운 옷을 입혀 튀기는 한국식 돈까스도 고기가 이런 상태가 되도록 익힐 수는 없다.

대체 이게 무슨 조화일까? 혹시 돈까스용 고기를 대량으로 수비드 처리해 납품하는 업체가 있는 건 아닐까? 만약에 그렇다면(확신은 없지만) 그렇게 만든 음식을 돈까스라고 할 수 있을까? 음식이 완성도가 떨어지고 돈값을 못하는 양태는 상당히 다양한 가운데 이제 기술의 발전을 등에 업고 좀 더 뻔뻔스러운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 아닐까 우려된다. 물론, 이곳은 식탁에 놓인 주문기 하나만으로 가지 말아야 할 곳이라고 본다. 음식값이 얼만데. 이걸 만약 당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면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