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n Gangster (2007)-지루함의 엑스타시

1991년, 그러니까 고등학교를 갓 입학했던 어느 봄날 정말 아무 생각없이 혼자 극장에 가서 대부 3편을 보면서 지루함에 몸서리쳤던 생각이 납니다. 세 시간 남짓했던 그 길고 긴 상영시간 내내 저는 대체 이 영화가 뭘 말하고 싶은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는데, 아직도 그게 제가 어려서 영화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인지 아니면 영화가 정말 별로였는지 분간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를 다시 볼 엄두는 못 내고 있습니다.
사실 그렇게 기억이 희미하므로 어제 본 American Gangster와 대부가 같은 장르의 영화라고 말해야 될지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단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이 영화도 대부 3편을 보았을때 기억하는 만큼의 지루함으로 똘똘 뭉쳐있다는 사실입니다.사실 애초에 볼 생각도 없기는 했지만 매주 보는 예고편에서 세뇌된데다가 명 감독의 명 배우 쌍두마차까지 포진되었으니 적어도 돈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갔으나 다 보고 난 다음에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는 저 자신을 발견하고야 말았던 것입니다-_-;;;
영화는 뉴욕 할렘의 조직 두목 프랭크 루카스(댄젤 워싱턴 분)이 베트남 전쟁의 여파를 이용해 철저한 고객 만족을 목표로 밀림을 뚫고 찾아낸 헤로인 직거래처를 이용해 한 몫 단단히 잡다가 동료의 약 과용으로 인한 죽음을 계기삼아 수사에 나선 경관 리치 로버트(러셀 크로우 분)과 대립한다는 것인데, 감독이 도대체 뭘 말하고 싶은건지도 감을 잡을 수가 없고 영화 전체에는 긴장감도 별로 없이 늘어지는데다가 두 명 배우들은 어딘가 모르게 연기하기 귀찮은데 누군가 시켜서 억지로 연기하는 듯한 밋밋한 모습만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저는 30분 정도가 지나고 이 영화를 선택한 저 자신을 미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다니는 평들이 아주 좋은 걸 보면, 아마 제가 이 영화를 볼만한 식견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이런 장르 자체가 저의 취향이 아닌 것이 원인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어쨌거나 저에게는 별로 매력이 없는 영화였습니다.
# by bluexmas | 2007/11/04 13:21 | Movie | 트랙백 | 덧글(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