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 예방을 위한 자원봉사

어제 오늘 일어났었던 일들로 인해 감정이 폭주 상태로 돌입, 이걸 그대로 두었다간 뭔가 사고를 칠 것 같아 대체 어떻게 감정을 삭혀볼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내일 오전에 시내 어느 초등학교에서 3-5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건축관련 교육(혹은 그냥 놀이?)를 하는 프로그램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그야말로 자원을 했죠. 그거라도 해야될 것 같았어요. 뭐 미국의 어린이들이 어떤지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어린 애들이니까 아직은 때도 덜 묻고 순진하지 않을까 싶어서요(그런데 제 경험상 시내에 있는 학교라면 가난한 흑인 가정 애들이 많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애들이랑 몇 시간 놀다보면 그래도 마음이 좀 가라앉겠죠. 어차피 주말에 일해야 될 것 같아서 회사 가는 길에 참가하면 뭐 의미도 있을 것 같고… 사실은 성당을 가면 좀 낫지 않을까 싶은데, 저 역시 워낙 지은 죄가 많은 사람이라서 당분간은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거든요.

하여간, 그렇게라도 해서 이 화를 삭히려는 이유는, 어쨌거나 이러한 감정이 저 자신에게 해롭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증오나 미움 따위를 품고 사는 삶은 정말 너무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봐야 그런 감정을 제공하신 근원들의 안녕에는 변화가 없을게 뻔하거든요. 요즘 세상에 여인이 한을 품어도 오뉴월에 서리가 내릴까 말까 한데 저의 증오 따위가 무슨 암살자로 육화해서 더러운 감정의 제공자들을 청소해줄리 만무한거죠. 뭐 그걸 원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어떻게든 저는 이 감정을 가능한 빠른 기간 내에 정화시켜야만 해요. 어느 누구도 아닌 저 자신의 안녕, 뭐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웰빙을 위해… 아, 정말 정신건강 지키기 힘든 요즘이에요.

아, 혹시라도 어떤 분들은 또 무슨 일이길래 저렇게 난리 법석이야… 하실 것도 같은데, 뭐 다 그 밥에 그 나물인 상황인거죠. 곰치는 항상 배가 고픈 종자라서…

 by bluexmas | 2008/01/26 12:21 | Life | 트랙백 | 덧글(7)

 Commented at 2008/01/26 12:3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1/27 14:35 

제가 무시할만큼 무신경한 사람이면 뭐 이러고 살지도 않겠죠…-_-;;;

 Commented at 2008/01/28 09:3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1/28 10:53 

그… 저는 남자고 해서 눈물이 없지만, 아마 같은 상황에 처하셨다면 분신이라도 하셨을지도 몰라요.

 Commented by j at 2008/01/30 10:41  

항상 부르르~ 공감하면서도 웃음짓게 하는 bluexmas님의 글 넘 조아요!

정신건강 지키기 힘든건 뭐…특별상황은 아니나 더 공감이 가네요.

‘화병예방을 위한 자원봉사’ 제목도 맘에 들어요! 화재예방만큼 중요하죠 ㅎㅎ

나중에 관련글을 써서 트랙백 걸지도 몰라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1/30 15:53 

j님, 잘 지내시나요? 그래도 그 날 애들이랑 같이 놀고 마음 많이 풀어졌어요. 정신건강 정말 중요하잖아요… 트랙백은 언제라도 환영이랍니다^^

 Commented at 2008/02/08 00:37  

비공개 덧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