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오늘 정말 일찍 일어나 부산을 떨어대며 진정 관광객스러운 하루를 보내리라, 어제 아니 오늘 새벽 침대에 몸을 누이면서 마음을 굳게 다져 먹었는데 저 대신 비가 부지런히 오고 있네요. 스톡홀름에 와서 내내 날씨가 흐렸는데 비는 처음이군요. 어떻게 해야될지 약간 난감한 상황이에요. 이 글을 올리고 다시 침대로 돌아가 생각을 찬찬히…
어제 느린 인터넷을 뚫고 나름 부지런히 올린 사진들이 어째 근황을 더 잘 알려줄 것 같지만, 그래도 노파심에 몇 자 남기면 스톡홀름에서 3일째 아침을 맞고 있습니다. 정말 갈 데가 없어 울면서 비싼 호텔을 잡았더니 인터넷이 되어서 되는 동안이라도 열심히 업데이트를 하려고 마음 먹고 있었죠. 낮에는 돌아다니고, 밤에는 방으로 돌아와서 사진 저장하고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남겨 놓고 다음날 뭘 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정해 놓으면 잘 시간이라서 이게 과연 관광일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도 이번엔 아예 컴퓨터로 여행기를 기록하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여행기를 올릴 수 있지는 또 않을까, 스스로에게도 기대가 되네요. 워낙 여행기는 자질구레한 것까지 놓지 못하고 쓰다가 지쳐서 팽게쳐왔던 저라서… 하여간 이 도시를 떠나면 이제 돌아갈 때까지는 한 장소에서 이틀 이상 머물지 않는, 그래서 짐도 풀어놓을 일이 별로 없는 완전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될 것 같거든요. 집이 그립냐구요? 글쎄 뭐 기다리는 사람이 없고 회사는 지금 마감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고 있을게 뻔하기 때문에 뭐라고 얘기를 해야될지…
사실 스톡홀름은 기대를 아주 많이 했던 도시인데 아직까지는 뭐가 매력인지 제가 제대로 찾아먹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코펜하겐에서부터 눈을 괴롭히던 남자들의 스키니진 행렬은 여기에서 절정을 이루더군요. 여자들은 물에 뭔가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미녀들이 길거리에 가득한데 남자들은 참… 게다가 위에서 말한 그 스키니진을 즐겨입는 패션센스까지 감안한다면…
하여간 돈을 길거리에 흘리고 다니는 걸 빼놓고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문제는 스톡홀름에 공중 빨래방이 없다는 것이네요. 빨래를 할 수 있는 다음 목적지는 오슬로, 그것도 겨우 2박인데 과연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다음 시간에…
# by bluexmas | 2008/09/03 15:02 | Life | 트랙백 | 덧글(5)
shin님: 완전 시골에선 스키니진 입으면 돌맞아 죽죠^^ 이 동네는 힙합이 언제나 대세랍니다. 제가 약간 과장을 보태 1년간 여행 준비했으니 나중에 필요한 정보 드릴께요. 문제는 사실 먹는 것보다 잠자는 것 같아요. 먹는건 얼마든지 싸게 갈 수 있죠…케밥은 먹었지만 핫도그와 햄버거는 절대 안 먹는게 제 유럽 여행의 철칙입니다요^^ 그리고 대부분 점심은 빵, 햄, 치즈를 사가지고 샌드위치 만들어서 다니구요. 물은 큰 병으로 사서 작은 병에 나눠 담아가지고 다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