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먹은 빵 구이

오랫만에 텔레비젼에서 따라하고 싶은 레시피를 발견했다. Ciabatta 같은 빵의 속을 파내어 그릇처럼 만든 다음, 레몬즙을 섞은 올리브 기름을 발라 오븐에서 구운 뒤 파낸 속을 계란에 섞어서 다시 빵에 채워 익을 때까지 굽는 아침, 뭐 겉멋이 들었다면 브런치라고 하거나… 빵의 속을 파내서 다시 채워 넣는다니, 뭐랄까 동물의 내장을 꺼내서 양념을 한 다음 다시 동물에 채워 굽는 느낌이 들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빵을 구우면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거기에 레몬즙과 계란에 섞은 바질의 향긋함이 더해져 겉멋을 부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딘가에 올려서 엄청난 브런치 따위를 해 먹은 것처럼 얘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이태리에 갔는데 밤 해변가를 늦게까지 거니느라 늦잠을 잔 다음날 아침 호텔 테라스 식당에서 바로 그 나를 피곤하게 했던 바다의 아침 얼굴을 바라 보며 먹던…’ 그러나 여기는 어딘지도 모를 미국 시골이고 레시피는 텔레비젼에서 본 것이고 나는 실직자고…으음. 

 by bluexmas | 2009/02/28 07:42 | Taste | 트랙백 | 덧글(5)

 Commented by starla at 2009/02/28 09:39 

와아 진짜 맛있어 보여요 ㅠ_ㅠ

밀가루를 전혀 안 먹는 다이어트 후 오히려 요요만 경험하고 다시 빵을 조금씩 먹고 있는데, 한국엔 과자빵 아닌 식사빵을 너무 안 팔아서 되게 슬프던 와중, 이런 맛난 사진이라니… 역시 자기 손으로 할 줄 아는 재주는 부럽다니깐요. 음.

 Commented by 나녹 at 2009/02/28 11:11 

모양이 아주 이쁘게 나온 거 같네요!

 Commented by 미타민 at 2009/02/28 11:23 

저 뽀송뽀송한 계란에 군침이 꿀꺽…

우유랑 먹고 싶군요

 Commented by intermezzo at 2009/02/28 11:31 

우왕…진짜 맛나보여요!!

저도 군침이 꿀꺽….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3/01 20:05 

starla님: 사실 빵은 제가 구운게 아닌데 알고 계시죠T_T 빵을 집에서 저런 뽀대로 굽는 건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 빵을 사다가 속을 팠죠. 저도 탄수화물에는 항상 약한 모습을 보이는데 아주 안 먹는 것도 다이어트에 별로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나녹님: 가끔은 맛보다 모양이 더 나을 때도 있답니다!!!

미타민님: 그렇지 않아도 좀 짜게 만들어져서 우유랑 같이 먹었답니다.

intermezzo님: 집에 오븐 있으면 한 번 시도해보세요. 화씨 350도에 40분 정도 구우면 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