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오락과 기타 잡담
하루 종일 자다 깨기를 되풀이하다가 서부쪽의 야구경기가 끝난 두 시쯤부터 저녁때까지 쭉 잤다. 오랜만에 마음에 들만큼 잤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강 저녁을 주워 먹고는 어제 만든 피자와 타르트 타탕을 주섬주섬 싸가지고 본가에 잠깐 들렀다. 그냥 놔두면 알아서 잘 들르고 전화도 한다. 문제는 그냥 놓아두지 않는 상황이 심심치 않게 많이 생겨서…
며칠 동안 운동도 못한 것 같아서 “시내”까지 걸어서 오락실에 들렀다. 어릴 때 좋아하던 아케이드 오락의 시대는 갔지만 그래도 가끔 꽂히는 게 있으면 몇 천원씩 바꿔서 폭탄을 닥치는대로 쏘며 끝까지 가본다. 이번엔 4천원인가를 바꿔서 ‘라이덴 파이터스’에 도전했는데 마지막 판에 가서는 다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게 아닌가-_-;;; 이런 경우라면 죽었다 깨어나도 끝까지 깨기란 불가능하다. 몇 판 더 도전해보다가 포기하고 일어섰는데, 3천2백원을 썼더라. 참 요즘처럼 물가 비싼 세상에 아주 싸게 스트레스 풀었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아주 잠깐 대견하게 생각하다가, 아니 내가 나이가 몇 살인데 격에 안 맞게 이렇게 싸구려 여흥에 즐거워하는거야…라는 생각이 들자 잠깐 우울해졌다. 발렛파킹 되고 부가세 10% 더 붙는데 가서 보드카라도 한 병 까고 대리운전으로 집에 돌아와야 격이 맞는 걸까…생각을 해 봤으나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고.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는 소시민의 모습을 덜 가진자가, 또는 덜 내보이는 자가 승리한다. 나는 천상 소시민이라서…
내일부터 며칠 지방에 가게 될 것 같다. 군산이 겨우 두 시간 거리라는데 놀랐다. 난 우리나라를 너무 모른다. 반성해야 된다.
참, 나도 임시저장글 다 날아갔는데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무슨 글을 저장해놓았는지 하나 빼놓고는 기억도 하지 못하는데다가 그렇게 저장된 대부분의 글들은 어차피 다 써서 올린 것들의 잔해거나, 이어서 쓸 가치가 없는 것들이었다. 나는 대부분의 경우, 글을 너무 쓰고 싶어서 쓰기 때문에 끝까지 쓸 수 없는 글은 안 쓰는 것보다 못한 것들이고, 어쩌다가 이어서 쓴다고 해도 그게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글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물론 일로 쓰는 경우에는 미리 틀을 짜 놓고 이어서 쓰게되지만…). 따라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민감한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별로…
그리고 사실, 때로 미련을 버리는 법도 배워둘 필요가 있다. 나도 그런 걸 정말 잘 못하는 사람인데, 이런 일에 미련을 너무 많이 가지면 사람과 관련된 일에서는 더 못한다. 그러면 때로….( ).
뭐 돈이 나오는 사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이글루스는 참 이런저런 관리 못한다. 외부 블로그를 막은 것도, 솔직히 안 봐서 좋은 블로그-특히 별 내용도 없는데 가보면 광고가 반이 넘는 티스토리 블로그 같은 것들. 뭐 이글루스 내부에도 그런 블로그들 꽤 있기는 하지… 온갖 선정적인 제목이나 다른 데에서 긁어오면 되는 뉴스 쪼가리나 올려놓고 반이 광고…-들이 많기는 한데 그렇게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으니까. 결과에는 동의해도 과정이나 수단에는 동의 못하는 입장이라고나 할까.
# by bluexmas | 2010/06/13 23:57 | Life | 트랙백 | 덧글(5)
행군길에 오르막길을 보면서 ‘저게 마지막이고 이제는 평지가 나오겠지…’ 생각했는데 오르막길 또 나오는 심정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