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짜증났을 때 토해내는 잡담

1. 역시 여름은 장염-_-;;;의 계절.  어째 조짐이 좋지 않다.

2. <Chew on this!>를 읽은 기세를 몰아 <Food, INC.>를 읽고 있다. 음식에 관한 책들도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솔직히 이런 종류는 그렇게 즐겨 읽지 않는다. 나보다 이런 책이 더 필요할 것 같은 사람들을 오늘도 이마트에서 떼거지로 보고 왔다. <DHA가 든 식빵> 따위와 건강한 식생활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이런 책을 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식빵에 DHA따위가 굳이 들어가야 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속고 산다.

2-1. 사실은 <Kafka on the Shore> 영어판을 읽으려고 했었다. 이탈로 칼비노의 <Invisible Cities>도 산지 몇 년 만에 뒤적거리고 있었는데 그건 정말 읽으면서 시각화를 엄청나게 해야할 듯? 그냥 슥 읽으면 느낌이 없더라.

3. 지난 주에 갔던 음식점에 관한 글을 쓰려는데 마침 SBS에서 집밥에 관련된 다큐멘타리를 했다고 해서, 그 둘을 엮어 써야할 것 같아 찾아 보았으나 예상했던 대로 10분을 보기 힘들었다. 요즘 세상이 단지 집에서 밥만 하면 2의 책에서 언급하는 현실을 피할 수 있는 상황인 줄 아나? 이 주제는 저 음식점에 대한  글을 쓸 때 조금 더 자세하게 언급하기로 하자.

4. 목요일을 위해 인터넷 쇼핑몰과 이마트에서 재료를 샀다. 저녁거리를 만들 여건은 아니지만 그래도 허기는 면할 수 있는 정도의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는 분에게 괜찮은 베이킹 재료 인터넷 쇼핑몰을 물어봤는데, 더 괜찮게 디자인된 곳에서는 많은 물건들의 수량이 정해져 있었다. 설탕 열 푸대 뭐 이렇게는 필요 없으니… 회원 가입해서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다가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다시 탈퇴하고 더 구린 쇼핑몰에 다시 회원가입을 하고 물건을 샀다.

5. 오늘따라 이마트에서는 사람들이 더 엉망으로 돌아다니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식빵으로 DHA를 너무 섭취해서?

6. 요즘 날이 더워 더 비뚤어져서 그런가, 텔레비젼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계곡 어느 식당에서 오리 불고기를 먹는 광경을 보게 되었는데 고추장 범벅을 한 오리도 그렇지만 그걸 정말 불판에서 바로 입에다 집어 넣고는 뜨거워서 입을 다물지도 못하면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는 아저씨의 모습은 정작 저녁을 먹는 내 밥맛을 떨어뜨렸다. 한 30초만 접시에 놓고 식혀 먹어도 그것보다 더 맛있고 입천장도 벗겨지지 않을텐데.  진짜 그런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믿는 것으로 가득찬 삶을 사는 기분은 과연 어떠한가.

7. 6과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조직에서 만나 괴롭힘 당하는 것이 인생 최대의 악몽.  뭐 좀 겪어도 봤지.

8. 지난 주에는 너무 힘이 없어서 운동을 단 하루도 하지 못했다. 밖에 나가 돌아다니거나 그걸 위해 준비하는 시간을 빼놓고는 계속 누워만 있었다. 아니 내가 귀찮아서 밥을 안 먹었다면 이야기 다 한 것 아닌가…

9. 현미사는 걸 까먹어서 이틀 연속 흰밥을 먹었더니 기분이 좋지 않다. 미끌미끌한 느낌이 싫다.

10. 오늘이 초복인지도 모르고 장을 다 봐왔는데 아무개님이 닭삶아 드신다는 트윗을 보고 잠시 닭이 동했으나 그냥 두부를 먹었다. 사실은 날이 더워서 그런가 계란 냄새조차도 맡기 싫었다.

11. (                                                                                          )

12. 11은 누구에게 드러내놓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뱉고 싶은 원망의 말을 위한 빈칸. 마음 놓고 원망할 수 있는 사람은 주변에 몇이나 있나? 누군가를 마음 놓고 원망하는 건 도의에 어긋나지 않나? 너무 마음 놓고 원망하면 벌 받을까?

13. 이 잡담들을 토해내는 동안 벌레가 들어왔다. 풍뎅이면 살려주려 했으나 노린재라서 홈키파를 이용한 사형에 처했다. 미안하다 그러나 나도 때로는 잔혹해지고 싶다.  아니 나는 원래 잔혹한 인간인데 아닌 척 하는 거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내가 어떤 인간인지를. 그들 입다물게 하느라 매일 밤마다 빵을 굽는다.

 by bluexmas | 2010/07/20 00:48 | Life | 트랙백 | 덧글(11)

 Commented by 당고 at 2010/07/20 00:56 

소중한 이웃님, 1빠입니다 ㅋ

마음 놓고 원망할 수 있는 곳은 블로그뿐-

벌 받아도 원망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로 암 생겨요- 어쩔 수 없다는-_-;;;;;;;;;;;

 Commented by 루아 at 2010/07/20 01:28 

2. 대학교 1학년때 리서치 페이퍼 쓰면서 과연 이런 이슈가 대중화 될까 싶었는데, 이렇게 널리 퍼지고 베스트셀러도 나온걸 보면 신기하기도 해요. 그래도 진짜 필요한 사람들은 모르죠.

6, 7. 이거랑 좀 다른 이유인데, 초등학교때 도시락에서 급식으로 바뀌었을때 이런 기분이 들었죠. 종교적 이유로 안 먹는 게 굉장히 많은데, 식판 바닥이 보이도록 먹어야 했을 때… 급식 정말 최악이었어요.

 Commented by zizi at 2010/07/20 01:29 

7번에 웃었어요. 11번에 10줄 적고 싶습니다. -_-

태그가 호소력이 있어요. 가슴을 울리네요.

 Commented by 펠로우 at 2010/07/20 01:58 

복날엔 상태 안좋은 닭도-믿고싶진 않겠지만 냉장장치 꺼놓고 가는 냉동트럭도 많습니다- 많이 풀려나오니, 이럴땐 구입하지 않는게 안전합니다^^;

 Commented by 밥과술 at 2010/07/20 03:01 

FOOD INC는 저도 사서 읽었습니다. 영화를 출장가서 DVD로 구입해서 보았는데 잘 만들었더군요. 책이 소개가 안될거라면 우리나라에선 TV로라도 방영했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런 책이나 영상물이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Cheese_fry at 2010/07/20 04:43 

6.7. 으흐흐흐;; 요즘 날이 많이 덥나 봅니다.

11. 저는 원망 보다는 ( )

제가 좋은 거 아틀란타에서 기념품으로 가져왔습니다. 아틀란타 특산품!

(조지아 복숭아 어쩌구…는 당연히 아닙니다!) 흐흐..

 Commented by Raye at 2010/07/20 13:04 

건설/토목회사분들이 유독 훈제오리고기 좋아하시던데요.. ㅋㅋㅋ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10/07/20 16:56 

식빵에 DHA… = =;;; 어쩐지 비린내 날 것 같아요;;;;

저도 요즘 장이 좀 소란스러운데, 몸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07/20 17:54 

티비에서 입에 넣자마자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 보면 참..-_-;;

 Commented at 2010/07/21 23:0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나녹 at 2010/07/22 08:12 

저 어제 우연히도 Food Inc dvd빌려왔습니다; 얼른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