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관성 한 번 나가면 계속 나가고 싶고, 안 나가면 계속 안 나가고 싶어진다. 요즘은 또 안 나가고 싶은 모드가 되었는데, 나가야만 하는 일이 자꾸 생긴다. 집에서 해야 될 일도 많아졌는데, 그래도 나가야만 한다. 약간 난감하다.

금니 최근에 바꾼 금니를 팔았다. 그런 것도 팔 수 있을지 몰랐는데, 롯데마트에 상주하는 아저씨가 있어서 물어보니 가져와보라고. 해서 오늘 드디어 가지고 갔는데 무려 37,000원이나!!! 최근 간 금니의 가격을 생각해보면 1/10쯤 쳐 주는 모양이다-_- 그래도 그게 어디냐. 지난 주에 예정에 없게 포도주 지르면서 깨진 돈 얼마는 갈음했다. 사실은 3년 전에 미국에서 뽑은 금니도 어디엔가 분명히 있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오늘도 잠깐 이곳저곳을 뒤져보았으나 찾지 못했다. 그것만 찾아서 팔아도 쏠쏠할텐데…T_T

월드시리즈 늦잠자느라 그렇게 열심히 보지 못했는데, 어느 팀이 이겨도 좋다고 생각했다. 다만 아틀란타에서 죽 쑤고 쫓겨난 제프 “출루율 3할 미만” 프랑코어가 너무 꼴보기 싫어서 텍사스는 좀… 한 팀에도 한 선수만 미쳐도 단기 포스트시즌 경기는 이길 수 있는데, 자이언츠는 경기마다 투수 하나, 타자 하나 이렇게 미쳤으니 그 전력 가지고도 우승한 것이 그렇게 신기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양키스 빼놓고, 우승할만한 팀에는 뭔가가 있다. 그걸 아우라라고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하여간 그런 느낌이 있다.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가 그랬고,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몇 년이었는지 잘 기억 안 나는데 투수들이 미쳐서 네 경기에서 1/3 이닝인가 빼 놓고 완투했던 화이트 삭스도 그랬다. 처음 미국 갔던 해에 배리 본즈의 자이언츠가 월드시리즈 올라갔었는데, 6차전에서 다 잡은 경기 놓치는 걸 보고 다음 경기도 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배리 본즈가 떠나고 나니 자이언츠에도 결국 평화가 찾아왔구나. 참고로 이 글에서 내가 소개하기도 했지만 자이언츠의 홈구장은 내가 가 보았던 열 몇 군데(?)의 메이저리그 구장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이었다. 도시 자체가 그렇지만.

설거지 밥 먹고 바로 하면 별로 할 게 없는데… 그걸 생활의 목표로 삼고 있다.

초파리 겨울 다 되었는데 아직도 살아남은 너희들은 대체 방사능이라도 쪼인 거냐.

모기 금니 찾다가 되려 내가 빨아먹어도 될 만큼 피를 머금은 놈을 짓이겨 죽였다. 넌 죽어도 싸.

허세 며칠 전 누군가의 소개로 아주 허세 쩌는 집단의 홈페이지를 보았다. 가로수길은 이제 하나의 거대한 농담, 또는 그러한 농담을 위한 거대한 멍석이 되었다. 건축과 대학원생 있으면 가로수길과 삼청동길이 어떻게 망가졌는지에 대해서 논문 한 편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플라톤이나 질료타령하느라 시간 없겠지. 그대 질료타령하느라 발터 벤야민을 잊는 일은 없기를, 그가 무덤에서 섭섭하게 생각해요-

에게서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무려 석달만인가? 회사는 그럭저럭 돌아가는 듯. 딸의 핼로윈 사진을 보냈는데, 너무 귀여워서 올릴까 하다가 내 딸이 있다고 해도 사진 안 올릴텐데 그것도 바다 건너 있는 남의 딸 사진을 올리는 건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쉼.

기억 회사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어제 뭔가 생각하다가 내가 M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나에게는 좋은 일.

박민규 어제 두 시간만에 후딱 읽었는데, 내 취향. 그러나 문장을 아무데서나 바꾸는 건 벌써 좀 질린다.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비유 기타 등등을 말이 되는 것처럼 엮는 재주가 부럽다.

부럽다 고 말했는데, 부러운 건 부러운 거다. 예를 들어 내 눈에는 #지랄 정도로 밖에 안 보이는 몇몇 음식 블로거 이런 사람들을 봐도 돈이든 시간이든 많아서 다 먹으러 다닐 수 있는 그 여건 자체는 부럽다. 그러나 매일 먹어대는 것 자체는 하나도 부럽지 않다. 굳이 안 먹어도 되는 것도 많으니까. 사서 블로그에 올리려고 사진만 찍고 버리거나 또는 남을 주는 것과, 자기가 먹는 것과의 차이는 무엇일까? 어차피 사람들이 보는 것은 사진일 뿐이다. 즐겁기 위해서 먹는가, 말하기 위해서 먹는가, 내가 이런 것도 먹을 수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 먹는가, 아니면 그냥 사진을 찍기 위해서 먹는가? 때로 안 먹는게 더 나은 경우도 있다. 요즘은 굉장히 많은 경우가 그러하다.

 다시 부러움으로 돌아와서, 누군가 나보다 잘 하거나 재능 많은 걸 부러워하거나 인정하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런 경우를 별로 많이 못 발견하는 것이 문제. 대부분의 정치인이나 대기업 경영인, 이런 사람들은 솔직히 별로 부럽지 않다. 돈 또는 권력이 있으니 부러워해야 하겠지만 왜 부럽지 않을까.

ㅈ20  “다 우리 모두를 위한 거야 조금만 참고 버텨봐.” “네 아빠 그렇게 할게요, 근데 벌써 한 50년은 참고 버텨본 것 같아요.” “그래도 버텨 아직도 때가 되지 않았어.” “….(ㅆㅂ;;;)”

 by bluexmas | 2010/11/03 00:17 | Life | 트랙백 | 덧글(24)

 Commented by guss at 2010/11/03 00:22 

초파리 정말 질겨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5 13:49

아주 지겨운 놈들입니다. 아직도 어슬렁거리고 있어요. 살의 돋습니다.

 Commented by 해밀 at 2010/11/03 00:27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가 벌써 몇 년 -_- 아오…! 박민규 소설 무얼 읽으셨는지 궁금하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5 13:50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였나요? 뭐 그거였습니다. 기다리다가 죽음을 기다리는 셈이죠 뭐 빌어먹을…

 Commented by 방가 at 2010/11/03 00:47 

박민규 소설은 혹시 새로 나오는 <더블>을 읽으신 건가요?

모기들은 이 날씨에도 아직 쌩썡하네요. 우리집만 그런걸지도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5 13:50

아뇨 아직 안 나온 건데 그건 읽을 재간이 없구요^^ 지난 번에 나왔던 것입니다. 모기들이 정말 요즘도 쌩쌩하죠. 아파트는 따뜻하니까요 제길-_-

 Commented by 펠로우 at 2010/11/03 01:53 

꼬마괴물 린스컴이 대단하더군요^^ 작은 친구가 팔근육 하나는 굉장하더라구요;;

저도 사진형 음식블로거 글 보는 시간 좀 줄이려구요..우리가 보는 그 블로그 글은 상식적인 정보라기보단 말씀대로 ‘사진’같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5 13:52

린스컴은 대대로 그렇다고 합니다. 아버지도 50넘어서 중장년 리그에서 맹활약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요. 그 투구폼 때문에 말이 많았으나 부상을 안 당하기 때문에 문제 없다! 라는 결론이 낫지요. 시간만 되면 글을 올려볼까 합니다. 아마추어시절부터 들은 이야기가 많거든요. 좀 기인이죠.

사진을 올리든 뭘 하든 사실 개의치 않는데 아마추어처럼 해 놓고 프로취급 받기를 원하는 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Commented by JuNeAxe at 2010/11/03 02:02 

헛, 저번에 떨어진 금 인레이 조각, 찌그러져서 못 붙인다며 팔아서 맛있는거라도 사먹으라고 건네주기에 농담인가 싶었는데 정말이었나보네요;; 어디다 뒀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5 13:52

네 꼭 찾아서 맛난 거 드세요;;; 몇 만원은 나올거에요. 화이팅입니다.

 Commented by 히라케 at 2010/11/03 02:08 

ㅈ20에 공감요. 빵은 언제쯤 분배할만큼 커지는지.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5 13:53

발효를 잘 시키면 커지는데 그것도 못하고 있으니 뭘 바래야 될까 싶습니다… 안될거야 우린 뭐 이런 말이 생각나네요 ㅠㅠㅠ

 Commented by Cheese_fry at 2010/11/03 02:18 

인천 앞바다 사이다 병이.. ^^; 사실 별 것 없는데 사진이 많은 걸 보면 주객 전도되었다는 느낌이 강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5 13:54

근데 그게 그 사람들의 포인트잖아요. “난 돈이든 뭐든 많아서 이런 거 먹으러 다녀-_-” 부러워요 부러워…

 Commented by Cheese_fry at 2010/11/05 16:04

그게.. 역시 특별하다고 생각해서 올리는거겠죠?! 물론 태도야, 이런 것 쯤 별 것 아니거든요-라고 하더라도요. 매일 먹는 밥을 찍어서 올릴 사람을 없을테니까요. 으흐흐;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6 00:55

그러겠죠 뭐… 간장에 찍은 사진도 올리고, 게장에 비빈 사진도 올리고… 뭐 그렇습니다-_-

 Commented at 2010/11/03 08:0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5 13:54

아 그런가요? 저는 삼미 슈퍼스타즈는 못 읽어봤어요. 찾아봐야 되겠네요. 허세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각박한 세상입니다요;;;

 Commented at 2010/11/03 10:3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5 13:55

아 그 분 이름은 들어봤는데 뭐 솔직히… 명품 사는 거랑 똑같죠. 저도 마트 버터 씁니다. 불만족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버터가 언제나 좋냐면 글쎄요. 물론 그거 살 수 있는 돈이 있는 건 부럽습니다. 그것까지 아니라고 부정할 필요는 없지요.

 Commented at 2010/11/03 12:2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5 13:56

아 그래서 몇 푼 벌었군요. 기분 좋았습니다. 술값 갈음하는거죠 뭐.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11/03 21:08 

말그대로 초능력파리니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5 13:56

아주 무서운 놈들이에요. 분명 어디에서 방사능 맛을 본 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