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화문면옥-보기만 좋은 떡

그러니까 대략 칠팔 년 전까지만 해도 ‘제발 음식을 보기 좋게만이라도 만들어 주었으면’이라고 바랐다. 이제 그런 시기는 지났으니 웬만한 곳들은 이제 적어도 보기에는 좋은 떡을 내놓고 있다. 아무래도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 플랫폼들이 나름의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그래서 기쁜가? 처음에는 그랬으나 요즘은 심경이 좀 복잡하다. 딱 보기에만 좋은 떡을 내놓는 걸 목표로 삼는 음식점이 ㅎ늘고 있다. .

대표적인 사례가 지나가다 우연히 먹은 광화문면옥의 음식이다. 그렇다, 비단 냉면 뿐만 아니라 다른 음식도 모두 그냥 보기만 좋다. 요즘 흔히 찾을 수 있는, 국물에만 간이 조금 되다 말고 면은 밍밍한, 그래서 전체의 균형이 맞지 않는 냉면도 실망스러웠지만 백김치는 차원이 달랐다. 거의 절이지 않는 배추로 담갔는데 덜 익어서 맛이랄 게 전혀 없었다. 본의 아니게 배추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김치 아닌 김치였다. 잘생긴 만두도 간장을 찍는 것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밍밍함이 돋보였다.

예전엔 이런 음식을 만나면 ‘아, 맛 자체를 완성하는데 부담감을 느끼는 건가?’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저 이것 자체가 최종 결과물이니 보기 좋게 만드는데 전력을 다할 뿐, 먹는 이의 느낌에 대해서는 애초에 고려하지도 않았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음식이 이럴 수가 없다고 본다. 널찍한 실내에 나름 수준 있는 인테리어, 깔끔한 식기까지는 참 좋다. 그런데 식탁마다 들어앉은 주문기를 보고 예감이 불길했고 음식을 받아들자마자 단박에 알아차렸다. 아, 여기도 이런 곳이구나. 뭐랄까 여러모로 ‘차가운 ㅆㅅㄲ들의 도시’ 서울이 점점 더 비인간적으로 주저앉는 것 같다. 업장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라도 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여러분, 직장인 여러분! 아무리 돈을 많이 버셔도 이런 음식을 드시는 건 정말 안 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