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018

진주마빵

빵이 빵처럼 생겼군! 하회탈도 죽순도 명태도 오징어도 무엇도 아닌 빵처럼 생긴 빵. 그 이유만으로 나는 이 빵이 무척 궁금해졌다. 지역 빵의 군웅할거-보다 ‘난장판’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겠지만-시대에 조금이라도 주목을 끌려다 보니 모두가 ‘오바’하는 판국 아닌가. 그런 가운데 그냥 빵처럼 생긴 빵이라니 훌륭할 수도 있겠다… 싶어 날름 사먹었지만 결과는 역시 평범했다. 사실 경주 황남빵을 그대로 차용한 모양에 마가...

국산 바나나의 무른 질감

서울 및 경기 이외의 지역을 다닐 때 가장 관심을 쏟는 곳이 고속도로 휴게소의 지역 특산물 판매점이다. 획일화된 식당이나 편의점에 비하면 그나마 다양성을 느낄 수 있고, 공을 들여야만 살 수 있는 식재료를 더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다. 품질도 대체로 좋다. 채소나 과일도 괜찮지만 말린 나물이 대체로 훌륭하다. 그런 가운데 경남 산청의 휴게소에서 바나나를 발견했다. 1킬로그램에 5,500원....

[장충동] 평양면옥-스테인리스 주발과 털

토요일 점심을 살짝 넘긴 시각이었지만 그래도 대기가 좀 있었다. 그런데 혼자라고 말하자 따로 자리가 있다며 먼저 들어가라는 게 아닌가. 장충동 평양면옥에서는 ‘1인석’에 앉은 적이 없고 필동면옥의 지정석 지옥을 겪은지라 ‘여기도 지옥일까’의 비관주의와 ‘그보다 더한 지옥은 없겠지’의 낙관주의가 뒤죽박죽인 심정으로 자리를 찾았다. 알고 보니 주방 맨 앞의, 밭게 붙여 놓아 한쪽은 전혀 사람을 앉힐 수 없는 4인용...

[수원] 대원옥-문법의 회피와 맛의 회피

오늘 ‘냉면의 품격‘ 실물을 받아 보았다. 서점 구입 및 발송은 하루이틀이 더 걸릴 거라고 들었다. 사실은 모든 원고가 책에 실리지 않았다. 편집부에서 담론의 형성에 보탬이 될 것 같지 않으니 빼자는 제안을 한 곳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수원의 대원옥이다. 제안을 들었을 때 별로 망설이지 않았는데, 평을 다 써 놓고 나니 결국 이건 평양냉면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