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긴 빌드업과 짠한 피터 파커

재미있게 보기는 했는데 빌드업이 너무 길었다. 과연 슈퍼 히어로 영화를 2시간 25분씩 보아야 하는 걸까? 이제 MCU의 영화는 기본적으로 짊어져야 하는 세계관의 짐이 너무 거추장스러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둠스데이’와 ‘시크릿 워’를 통해 그걸 다 청산하고 가려는 게 목표 아닌가 싶지만…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닌데 가장 재미있는, 마지막 45분에 이르기까지 영화가 계속 삐걱거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간신히 이어붙였고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가는 느낌이었달까? 물론 이해는 간다. 존 왓츠의 3부작이 좋았고 사실 거기에서 이 피터 파커의 이야기는 끝을 내도 무관했다고 본다. 그걸 또 다시 끌고 가는 게 모두에게 큰 부담이었을 것 같고 이만하면 선방했다.

그렇지만… 재미있는 마지막 45분에서도 사실 액션보다 연기가 제 몫을 했다고 보기 때문에 기름기가 좀 빠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노 웨이 홈’도 2시간 28분으로 길었지만 멀티버스 이야기에 이전의 두 스파이더맨이 합류했으므로 설득력이 있었다. ‘브랜드 뉴 데이’는 이것저것 다 떼어내면 결국 진 그레이의 등장에 설득력을 불어 넣기 위한 빌드업이 절반 이상이었는데 좀 무거웠다. 더군다나 이 진 그레이의 이야기는 결국 ‘썬더볼츠(2025)’의 센트리와 너무 닮은 꼴이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여간 그렇고 무엇보다 피터 파커가 너무 짠해서 힘들었다. 예수 그리스도도 아니고 이 세상의 모든 짐을 다 짊어지고 가라고 하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마지막에서 죽고 마일스 모랄레스로 대체되는 건 아닌가 생각을 했을 정도다. 우리 파커 젊은이 고생 많이 했는데 이제 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