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 끈적한 빵

집 바로 앞에 빵집이 생겼다. 진짜 엎어지면 코 닿을 위치고, 이렇게 가까운 데 빵집을 둔 적이 없기에 공사하는 걸 관심있게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한참이 걸려 연 빵집은… 달고 끈적한 빵들을 판다.

그래도 궁금해서 두 번까지는 그럭저럭 먹었는데 세 번째는 힘들었다. 마침 시나몬롤이 새로 나왔다고 해서 사왔는데 2차 발효가 하나도 안 되어 있었다. 빵이 그냥 딱딱하고 질긴 가운데 끈적하고 달았다. 결국 두 입 먹고 버려야만 했다.

몇 달 전 트위터에서는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사는 사람의 빵 이야기로 난리가 났었다. ‘한국에는 달고 끈적한 빵만 판다’는 말이었는데 틀린 말도 아니어서 나도 그런 이야기를 했다가 또 욕을 오지게 먹었다.

그래서 빵이 달고 끈적하면 문제인가? 꼭 그런 건 아닌데 우리의 현실에서는 문제가 된다. 다른 무엇인가를 가리기 위해 빵이 그렇게 되기 때문이다. 이 집 앞 가게의 빵은 사실 1차 발효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니까 부피를 만들기 위한 게 아닌, 맛을 위한 발효가 안 되어 있었으니 이를 결국 달고 끈적한 걸로 가렸다. 말하자면 이게 빵이지만 밀가루 반죽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이다.

사진의 시나몬롤을 딱 두 입 먹었을 뿐인데 배탈이 났다. 물론 이게 원인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아직도 ‘밀가루 음식 먹으면 소화가 안 된다’는 이야기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보편적인 탄수화물로서 소위 (좋은) 식사빵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말을 했다가 ‘나는 (식사)빵 안 먹으니까 필요가 없다, 한국 사람은 그런 빵 안 먹는다’ 같은 말이나 뱉는 걸 보고 너무 어이가 없어서 아직도 그 일을 정리하는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

모든 사회적인 차원에서의 담론에 개인적인 경험으로 대꾸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문제라 인식하지 못하는 한심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아마 이런 사람들이 신경쓰지 않는 전국 곳곳에서 오늘도 보편 탄수화물 역할을 잘 하는 빵들이 조용히 잘 팔리며 사랑 받고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는 물론 잘 만든 달고 끈적한 빵도 있긴 있을 것이다. 다들 너무 음식을 우습게 알고 특히 빵은 진짜 우습게 안다. 이 더운 날씨에도 많은 제빵사들이 더 좋은 빵을 만들기 위해 땀과 눈물을 삼키고 있다.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