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보다 술안주-연남동 ‘향미’
달쯤 전, 더위가 기승을 부렸을 때 연남동 향미에서 저녁을 먹었다.
삼품냉채
‘삼품’ 이라고 해서 고기가 들어간 냉채를 생각했더니, 해파리에 오징어와 새우, 해삼을 곁들여서 삼품이라고. 해파리 꼬들꼬들하고, 오징어 쫄깃하고, 새우 탱글탱글하고, 해삼도 역시 꼬들꼬들하고… 재료들도 각자의 본분에 충실하게 익었고, 냉채 자체도 상큼할 정도로 새콤하면서도 간이 잘 맞는 정도였다. 만족스러웠으나 가격이 삼 천원 정도 싼 만 오천원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룡포
이렇게 말하면 ‘아니 만들어보지도 않고 뭘 알길래-‘ 라고 비난할 사람도 꽤 있겠지만, 소룡포의 원리라는 게, 끓이고 끓여서 젤라틴 덕분에 젤리가 된 국물 덩어리를 하나씩 만두에 넣었다가 열을 가했을 때 그 덩어리가 녹아 다시 국물이 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소룡포라는 음식이 터무니 없을 정도로 비쌀 필요는 없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어차피 만두나 딤섬류가 중국에서는 대중적인 음식일테니 반짝반짝하는 음식점에서 비싸게 먹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에 만족스러웠다. 찜기의 위생상태가 이유없이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돈까스
뭔가 하나를 더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시켰는데, 고기도 괜찮았고, 바삭바삭한 튀김옷도 고기에서 분리되기는 했지만 괜찮았다. 간도 적당히 잘 맞는 가운데, 밥과 청경채는 좀 상태가 별로였다. 특히 쌀… 요즘 세상에도 정부미 느낌의 쌀이 있구나, 싶었다. 중국 향료가 좀 인공적인 느낌으로 활발해서, 그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을 듯.
삼품 냉채가 삼 천원 정도 쌌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전체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어서,식사 보다는 술을 위한 자리가 더 잘 어울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명 정도가 만두에 냉채, 그리고 요리 한 두 가지 정도 시켜서 술 마시는 정도? 생각보다 홍대 근처에서 걸어가야 하는 데다가 다른 중국집들도 근처에 많아서 언제 다시 가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좋았지만 다시 갈 만큼 좋지는 않았다. 중국집이 너무 많은 것도 물론 문제이기는 하다.
# by bluexmas | 2009/09/07 10:51 | Taste | 트랙백 | 덧글(14)
전 이제 명동점이 더 낫다고 생각해 가끔 명동서 먹는데, 랜덤이지만 치킨까스도 가격대비 괜찮습니다. 정말 식사보단 술안주로 어울리는데죠^^; 마늘꽃게 등은 일반중국집에서 찾아볼 수없으니 그런 것도 맛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