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뭐라고 딱히 설명할 수도 없고 주인인 나조차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기분이 되어 아 좀 걸어야 되겠네, 라고 생각해서 발걸음이 닿는대로 나온 길이 대로라면 그 기분이 한결 더 복잡해진다. 게다가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면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가능한 빨리 발걸음을 옮겼다. 마음 속에는 수만가지 하고 싶은 것들이 떠올랐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 가운데 내 마음을 채워줄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영원한 해결책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또 하나의 긴 시간을 과거의 신대륙으로 떠나 보냈다. 배는 조금씩, 천천히 수평선 너머로 사라져갔다. 우리 모두 비밀이라고 생각하는 그것은 사실 비밀과는 가장 거리가 먼 사실일 뿐이었다. 단지 서로 나눠가지기 두려워하기 때문에 비밀처럼 여겨질 뿐, 따라서 비밀이 아니라는 것이 비밀일 뿐이다.

 by bluexmas | 2010/10/01 23:27 | Life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at 2010/10/02 00:0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0/02 12:04

네 감사합니다~ 메이저;;; 는 괜찮아요^^;;; 종종 덧글 남겨주세요~

 Commented by 푸켓몬스터 at 2010/10/02 01:06 

아… 저는 요즘에 번뇌에 시달립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0/02 12:05

번뇌는 모두가 지는 굴레와도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