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동] 왕가주방-우래옥보다 나은 중식 냉면

명동에서 더 이상 중식 냉면을 먹을 수 없게 된 후 오래 방황했다. 음식점이 없어지거나 안 파는 건 아니고, 더 이상 찾아가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떨어진 것이다. 그러다가 이사 온 뒤 새로운 희망을 찾았으니 바로 ‘왕가주방’의 냉면이다. 은근 홍은2동 남가좌동 일대에 중국집이 많은 가운데서도 이 왕가주방의 입지는 나름 독특하다. 배달도 안 하고 중식당을 표방한다. 전반적으로 음식을 허투루 만들지 않는 가운데 요리의 수준이 식사보다 높다. 연희동 ‘진미’, 남가좌동 ‘산동만두’와 더불어 최고다.
나는 중식 냉면의 완성도가 땅콩버터에 달렸다고 믿는다. 어찌 보면 이상한 조합 같지만 이 땅콩버터를 풀었을 때 비로소 맛의 균형이 맞는 국물이 받쳐줄 때 중식 냉면이 맛있다는 말이다. 적당히 달고 시고 간이 맞는 데다가 땅콩 버터를 풀었을 때 바디가 확 살아나는 국물에 직접 뽑아 삶아서 쫀쫀하고 힘이 좀 있는 면, 그리고 과조리하지 않은 새우, 편육, 오징어 등의 건더기가 잘 어우지는 냉면 한 대접에 12,000원이다. ‘클릭베이트’ 같긴 하지만 이 여름 우래옥 냉면의 가격 및 접근성을 감안하면 더 훌륭한 냉면이라는 말이 허언은 아니다.
*간 얼음이 꽤 많은 것 같지만 다 녹으면 온도와 간이 두루 잘 맞는다. 다 의도가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