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하루 한 알-계란도 사고 타르트도 먹고

연희동 사러가마트 주차장 뒷문에 붙은 작은 건물(길다…)에 계란 전문점이 있다. 말 그대로 계란을 판다. 날계란은 물론이고 구운 계란(및 훈제란)도 파는데 계란이 너무나도 중요한 식재료지만 즉흥적인 구매력이 강한 식재료는 아니잖는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매장에서 커스터드 타르트를 만들어 판다. 말하자면 식재료뿐만 아니라 음식도 파는데 재료가 파는 그 계란이라면 바로 장점을 보여줄 수 있어 매우 좋은 아이디어다.
왜 이렇게 쓰느냐면 오늘도 구운 계란만 사러 갔다가 냄새에 넘어가서 타르트까지 사왔기 때문이다. 계란 타르트를 파는 곳이 적지는 않고 만들기 매우 어려운 페이스트리는 또 아니건만 정말 맛있는 집은 많지 않다. 지난번에 성북동에서 요리학교 나온 포르투갈 사람이 만드는 거라고 사왔는데 그것도 미안하지만 그렇게 맛있지 않았다.
그래서 무엇이 맛있는 커스터드 타르트냐고? 일단 계란이 고소하고 맛있는 가운데 이를 딱 맞는 양의 설탕이 뚫고 지나가야 한다. 설탕은 단맛뿐 아니라 수분까지 책임을 지기 때문에 적게 쓴다고 다 좋은 게 아니다. 이곳의 타르트는 아주 살짝, 그러니까 100에 5 정도만 덜 달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조금 들 정도로 아슬아슬하지만 균형이 좋다.
다만 오늘 오랜만에 가보니 예전에 비해 조금 덜 구웠던데, 이러면 커스터드의 표면에 캐러멜화의 켜가 덜 생기기도 하거니와 크러스트도 바삭함이 덜하고 씹었을 때 이에 저항한다. 누군가가 또 탄 거 아니냐고 항의해서 그런 건 아닐까 추측해 보았다. *원래* 포르투갈식 커스터드 타르트는 섭씨 250도에 이르는 높은 온도에서 구워 커스터드의 표면에 캐러멜화된 켜가 생긴다. 일반적인 제과류의 오븐 온도가 180도 수준임을 감안하면 꽤 높은 온도다. 물론 이게 홍콩으로 넘어가면서 낮은 온도로 구워 캐러멜화가 안 되는 쪽으로 바뀌었지만 역시 포르투갈식이 더 맛있다.
하여간 요즘 계란값이 말도 안 되게 올랐다. 주차장 지나 사러가마트에서 상하농원의 60그램짜리 열 개들이를 9,580원에 샀다. 계란 하나에 950원이라니! 돌아버릴 지경인데 이곳에서 오늘 확인한 가격은 난각 2호 유정란 15구에 7,700원이었다. 구운 계란도 특히 아침 비상식량으로 들이기에 준수하니 참고하시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