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생만두: K-습관의 차세대 K-만두

풀무원 생만두를 나오자마자 먹어보고 깜짝 놀랐다. 드디어 냉동만두가 다음 세대로 넘어갔구나! 아아, 공산품 만두가 이렇게까지 발전하다니… 라고 엄청 호들갑을 떨었지만 너무나 신기하게도 호감이 오래가지 못했다. 처음 맛을 볼 때는 트럭 단위로 사다가 전용 냉장고를 새로 들여 쟁여두고 매일 먹을 것 같았으나 한두 봉지쯤 더 먹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풀무원에서 내세우듯 분명 소의 질감이 매우 뛰어나긴 하다. 씹는맛이 거의 원물의 느낌이라 이전 세대 냉동만두와 확실히 구분된다. 하지만 그게 거의 전부이고, 내가 늘 한국 대량생산 만두의 단점이라 여기는 것들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그게 무엇이냐고? 일단 소의 들척지근한 맛이 가장 두드러진다. 비단 냉동만두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파는 만두는 99퍼센트 다 정체불명의 들척지근한 맛이 난다. 조미료와 후추에 너무 의존한 것 같은 비호감의 맛이다.

두 번째로는 소가 너무 많고 뻑뻑하다. 궁극적으로 만두는 포스미트(forcemeat)를 밀가루에 싼 음식이다. 포스’미트’라고는 하지만 굳이 동물성 재료일 필요는 없고, 전반적으로 입자가 균일한 가운데 뭉치지 않고 부드러우며 사뿐해야 한다. 정말 만두, 특히 소가 그래야 한다고? 놀랍게도 그렇다. 유튜브에서 중국이나 일본 만두, 특히 교자의 조리 비디오를 찾아보면 소를 그렇게 단단하게 많이 채우지 않는다. 피와 어우러져 같은 결의 부드러움을 자아내는 게 목표다.

그런 차원에서 세 번째, 피가 그다지 발전하지 않았다. 공업적인 차원에선 내구성을 강화하는 변성전분을 더하는 등 발전하긴 했지만 궁극적으로 먹는 이를 위한 건 아니다. 소의 양이 많고 밀도가 높아 내구성이 떨어지니 이를 보강하고자 질감이 나쁜 감자전분으로 피를 만든 제품도 있지 않던가. 먹는 경험에 입각해 맛과 질감의 차원에서 결과물을 고민하고 이를 내세운 제품을 본 기억이 없다.

그리고 이는 한국에서 팔리는 모든 밀가루 음식의 양태와 궤를 같이한다. 토핑을 내세운 피자, 속을 턱이 빠질 때까지 채운 샌드위치 등 말이다. 그렇다고 그런 음식이 과연 정말 알짜배기 재료들 위주로 내실을 기하던가? 그러지는 않고 이 만두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말하자면 K-습관을 답습하는 제품이다 보니 개선된 것은 알겠는데 매력이 오래 가지는 않는 것이다. 가뜩이나 K-푸드가 유행처럼 잘 나가고 있는 판국이니 이런 경향은 당분간 심화될 것이고 우리는 그만큼 진짜 맛있는 음식으로부터 계속 멀어질 것이라는 슬픈 예상을 하며 아쉬움의 눈물을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