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홀튼- 캐나다는 미국이 아니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캐나다는 미국이 아니다. 지금은 사실 대부분이 부정적이라 믿지만, 미국의 문화 특히 음식에는 딸려 오는 이미지들이 있다. 폭력적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풍성함이 전염병처럼 거의 전 세계의 식문화에 퍼졌다. 그렇다면 캐나다는? 메이플 시럽이나 연어 정도가 떠오르는데 품목이지 이미지는 아니다. 물론 미국이 말도 안 되는 이미지를 말도 안 되게 유지해서 그렇기는 하지만 ‘캐나다 식문화의 특징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라고 묻는다면 단박에 간단히 떠오르는 답이 없다. 사실 미국의 부록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저 다행이라 본다.
그렇기에 캐나다의 식음료 브랜드를 들여온다면 고민이 필요하다. 이것을 여기에 왜 들여올 것인가? 무슨 매력이 어떻게 호소할 것인가? 내가 보기에 팀홀튼은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가 없었던 것 같다. 캐나다의 국민 브랜드니까 한국에도 그렇게 들여오면 될 거라 생각한 걸까? 그런데 이런 커피와 도넛 브랜드는 사실 자동차 문화의 부속물 같은 것이다. 고속도로 휴게소나 주유소 같은데 서민적인 이미지로 딸려 있어야 그럴싸하지, 이렇게 서울 한복판에 큰 매장을 열어 놓으면 허술한 티가 팍팍 난다.
도넛 몇 개를 샀는데 기가 막혔다. 던킨도너츠가 삼십 년 이상 바닥을 깔아주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이런 걸 2020년대 중반에 서울 한복판에 던져 놓다니 좀 너무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그냥 덜 익고 끈적끈적한 밀가루떡으로 먹으면 십 분 내로 위를 쥐어짜는 듯한 복통이 밀려온다. 밀가루 음식이 소화가 안 된다고요? 바로 이렇게 제대로 익히지 않는 걸 먹으라고 팔기 때문이다. 음식으로 매력조차 품기 힘들 정도로 매우 작은 데다가 잘 익혔더라도 완성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도넛이 개당 대략 2,500원 수준. 한국인은 바보가 아니다.
그리고 작금의 한국 특히 서울이 도넛이 잘 되는 시장도 아니다. 노티드나 올드 페리 도넛 같은 고급 지향 브랜드들도 이미 성장에 한계를 겪고 하락세인지 몇 년이고 로스앤젤레스의 유명 브랜드 랜디스 또한 서울에 단 한 군데의 매장만을 남겨 놓았다.. 물론 노티드나 올드 페리 같은 도넛들이 엄청나게 잘하지 않기는 했지만 적어도 좋은 재료를 쓰기는 했다. 그것들이 다 한바탕 스치고 지나간 지금 이런 걸 내밀다니, 미안하지만 어이가 없다.
기사를 찾아보니 가관이다. 2026년 6월 기준 28곳인 매장을 2028년까지 160곳으로 늘린다고 한다. 스타벅스가 상표 인지도를 깎아 먹은 틈새를 타고 카페로서 확장할 가능성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이런 수준의 도넛을 파는 매장이 100군데 넘게 침투한다니, 그저, 살려달라고 말하고 싶다. 이런 수준의 음식을 보고 있노라면 대체 기업들이 일반 소비자를 얼마나 우습게 보고 있는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냥 대충 돈으로 밀어붙여 매장만 많이 깔아 놓으면 생각 없는 소비가 늘어날 거라고 믿고 있는 거 아닌가? 근데 어느 정도는 그게 또 맞아떨어지니 두 겹으로 기가 막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