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vs. Prison Break
올해로 여섯 번째 시즌인 24를 이렇게 챙겨서 보기 시작한 것은 사실 이번 시즌이 처음이기 때문에 뭐라 할 말은 없지만, 회를 거듭할 수록 저의 취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뭐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닳고 닳은 소재와 초인에 가까운 주인공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 내에서의 핵폭탄 테러와 대통령 암살 등 커져만 가는 자극의 강도를 보면서 시즌이 여기에서 더 거듭된다면 잭 바우어가 X-Wing을 타고 화성인과 전투라도 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그렇다면 R2-D2 대신 Chloe를 앉혀야 되나…).
사실은 그것보다 더 24가 제 취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그렇게 각종 사건 사고들에 밀려 인간의 갈등이 그저 극의 양념 정도로만 취급되는 같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국이 완전 개판인지라 대통령도 고민하고 잭 바우어도 고민하고 테러범인 파예드와 그레덴코 장군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겠지만 다들 고민은 한 회가 끝나고 그 다음회가 시작되는 일주일 동안 열심히 하고 막상 극이 시작되면 그저 열심히 몸을 움직이는 모습만을 보여준다고나 할까요… 뭐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사실 그렇게 따지면 Prison Break도 첫 번째 시즌에 비해서 흥미를 끌만한 요소를 잃은 것이 사실입니다. 첫 번째 시즌이 그렇게 긴장감 넘치게 느껴졌던 이유는 감옥이라는 극도로 통제되고 밀집된 물리적 배경 속에서 더 사실적으로 드러나는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인생의 뒷배경 때문이었는데, 이들이 탈옥하고 난 뒤에는 어떤 장치로도 그만큼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수가 없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하여간, 그렇게 구구절절한 인생 살이의 일부로 감옥 맛도 보고, 또 탈옥 맛까지 보았던 주변 인물들이 하나, 둘씩 죽음으로써 그 구구절절한 삶에 화룡점정의 마침표를 찍는 가운데, 과연 용감한 형제의 삶도 그들과 같은 길을 따르게 될지…이제 네 편의 에피소드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니 그래도 기대가 됩니다.
* 사진은 이번 봄 시즌 Gap의 광고에 출연한 Wentworth Miller입니다. 주말에 텔레비젼으로 Underworld를 보았는데, 그가 주인공 Scott Speedman의 재능을 약간 시기하는 nerd풍 동료 의대생으로 나왔더군요.
# by bluexmas | 2007/02/28 13:24 | Media | 트랙백 | 덧글(4)
하지만 역시 내 취향은 하우스인 듯해…lost도 아직은 괜찮구…ㅎㅎ
참, 네가 이용하는 mp3 사이트 좀 알려주라…울 회사에서도 못구하는 음반이
많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