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재앙

그러니까 어제와 그제 빨래를 두 번에 걸쳐 나눠서 했는데, 두 번째 빨래에 속해있던 바지 한 벌에 언제나 쓰는 파란색 펜이 들어있는 줄도 모르고 건조기를 돌렸고 펜이 터져서 잉크가 새는 바람에 안에 들어있던 빨래가 전부 잉크 범벅이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그리고 그 빨래 속에는 산지 채 두 달이 안 된 면바지와 지난 주에 사서 딱 한 번씩만 입은 반팔셔츠, 그리고 가장 아끼는 정장용 셔츠가 들어있었다는게 더 슬픈 이야기… 그래서 모두 못 입게 되었다고. 엎친게 덮친격으로 그 반팔셔츠들은 세일하자마자 다 팔려서 일주일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가게에서 똑같은 것을 찾을 수 없었다는 더더욱 슬픈 이야기가 계속계속…

잉크 범벅이 된 빨래를 앞에 놓고선 아, 이런 기분이 바로 망연자실이라는 것이라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유사가정주부 생활 십 여년에 이런 대재앙을 스스로 초래해본 적이 없다보니 기분이 더러워져 밤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아, 그러고보니 요즘 가장 즐겨입는 갭 청바지도 망가졌구나, 슬프다 슬퍼. 그래도 청바지는 똑같은 걸로 다시 사기는 했다.

 by bluexmas | 2008/07/08 13:22 | Life | 트랙백 | 덧글(3)

 Commented by liesu at 2008/07/08 19:46 

정말 슬픈 이야기인데요….

 Commented by passerby:D at 2008/07/09 00:44  

아 정말 슬퍼요ㅠ

(그때 그 패써바이 백)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7/09 13:44 

liesu님: 정말 슬프죠… ?다시 구할 수 없는 옷이라는게 정말 슬퍼요…

passerby:D님: 잘 지내셨어요? 종종 소식좀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