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잡담 #1
새해 새 마음으로 쓰는 잡담 #1. 잡담을 주저리주저리 쓰는데 새 마음까지 필요한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연말까지 계속해서 잡담 쓰면서 생각해보면 뭐 답이 나올지도.
새해 첫 출근
새해 첫 월요일, 희망찬 마음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어렵지만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사는 소년가장의 마음으로 도시락까지 초라하게 싸들고 간 회사, 지난주 나 지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일은 없었다고… 이런 상황일때 바로 ‘New Day, Same Old Shit’ 이라고 친구들과 함께 비아냥거리는 것이다. 알아 두면 아주아주 유용한 표현. 새해 첫 날 답게 차도 꽉꽉 막혀주시고, 날씨 역시 새해 첫 날 답게 눅눅하면서 우중충해서 머리는 가발 쓴 것처럼 제 멋대로… 그런 모든 상황에 굴하지 않고 새 마음으로 회사를 갔는데, 무려 일이 없는 이 상황은? 바로 ‘New Day, Same Old Shit.’
아아, 장미빛 인생(사이 ‘ㅅ’ 들어가나요-_-;;;?).
작심삼일 어린이들
누가 새학기 첫날 아니랄까봐, 학교 체육관은 오글거리는 작심삼일 어린이들로 넘쳐났다. 늘 이렇다. 그래서 사실 새학기가 시작되면 한 일주일은 가지 말까도 생각하는데, 4일 놀면서 너무 운동이 부실해서… 많은 어린이들이 오글오글 모여서 운동은 뒷전이고 수다 떨기에 바빠서… 수다는 바 같은데 가서 술 마시면서 떨면 더 맛난데 왜 냄새나는 체육관까지 와서 옷도 갈아입고 신발도 갈아신는 정성까지 보인 다음에 떠는 걸까. 나 같으면 그냥 입 닥치고 운동이나 할 텐데. 일주일안에 이런 작심삼일 어린이들 가운데 반 이상 빠져나간다에 5불 걸겠다. 늘 그래왔으니까.
나의 작심삼일 결심 몇 가지
1. 커피를 안 마신다: 습관적으로 커피 마시면서 커피-물-커피-물, 이렇게 거듭해서 마시면 퇴근할 때쯤 되면 목은 목대로 마르고, 몸은 띵띵 불어서 터질 것 같다.
2. 술 덜 마신다: 계속 ‘너무 마시는거 아니냐’ 라고 생각만 한지 6개월도 넘은 것 같다.
3. 체중을 줄인다: 아, 계속해서 불고 있다, 계속해서… 제동이 걸리지 않는다.
4. 결심 따위 안 만들겠다고 결심한다: 뭐 그런거지, 사람들한테 농담 삼아서 “My resolution is not having any resolution.”
빌어먹을 월마트 줄넘기
이번 달 GQ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많다는 모델 제시카 고메즈를 비롯한 잘 나가는 인간들의 트레이너라는 인간이 다 필요없고 줄넘기랑 스트레칭, 윗몸일으키기 따위만으로도 충분히 운동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한 기사를 보고 , 달리기도 지겨운데 틈틈히 줄넘기를 해야되겠다, 라고 생각하고 동네 백화점에서 나이키 줄넘기를 샀다. 가격은 15불. 생각해보니 너무 비싸다 싶어 며칠 전에 월마트를 들렀는데, 그것보다 더 좋아 보이는 줄넘기가 7불. 얼씨구나 좋다 싶어서, 비싼 나이키는 반품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사가지고 들어와서는 주말에 밖에도 안 나가고 집에서 줄넘기를 시도했는데, 채 한 시간도 못 써서 양쪽 손잡이에서 줄이 끊어졌다. 그러니까 복구 불능. 누가 월마트 아니랄까봐.
Cookie Scare
잠시 잠깐 이어폰을 끼고 열중해서 뭔가를 하는 사이에 누군가의 딸이 걸 스카웃 쿠키를 팔러 왔다. 벌써 때가 왔단 말인가… 나는 가게에서 파는 과자를 안 먹으니까, 쿠키를 팔러 아이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하면 슬그머니 책상을 빠져나가서 아이들이 사라질때까지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오는데, 오늘은 그것도 모르고 음악 듣고 있다가 딱 걸렸다고… 자매가 팔러 왔는데 동생 것만 사주고, 슬그머니 도망쳤다. 물론, 오는 아이들마다 한 번씩 쓰다-물론 아이들 안 만지는게 이 동네에선 현명한 짓…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서-듬어 주고 사주면 참 좋겠는데, 한 상자에 3.5불짜리 쿠키를 최소한 두 상자씩은 사줘야 되는데, 매년 아이들이 적어도 다섯 명은 오니까… 거기에 가장 큰 문제는 지금까지 사놓고 단 한 개도 먹어본 적이 없다는 것. 늘 그렇게 사서는 주변 사람들한테 뿌렸는데 이젠 그것도 지겹다. 사실 가끔은 깜찍하고 붙임성 좋은 여자아이랑 태그팀을 이루어서, 아이가 선주문을 받고 내가 직접 만들어서 판 다음 적당히 수익금을 배분하는 사업 구상을 해 보았으나, 그럴 경우 걸 스카웃에서 나를 암살하러 올 것 같아서 차마(잠시 걸 스카웃 단복을 입고 얼굴에 검은 마스크를 쓴 닌자 걸스카웃 암살단이 사람잡는 상상을-_-;;;;)…
사실 진짜 아쉽고 섭섭한 점은 먹지도 않는 쿠키를 울며 겨자먹기로 사야되는 상황이 아니라, 그렇게 쿠키를 사는 짧은 순간에라도 아이들이랑 얘기를 하고 싶은데, 그게 참 잘 안 된다는 것. 사실 나는 은근히 아이들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그렇게 딱 걸려서 쿠키를 사야되는 상황이 오면 거의 언제나 ‘제일 좋아하는게 뭐야? 나 그걸로 살께’ 라고 물어보고 그걸 사 주는데, 아이들이 수줍은 건지 아니면 나를 무서워하는 건지 그냥 빨리 팔고 가고 싶어해서… 가끔은 눈에 너무 힘주면 애들이 무서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의식적으로 눈에 힘도 빼가면서 얘기했는데, 오늘도 영 반응이…
그나저나 이번에도 쿠키 사서는 또 남들 줘야 되나.
시험공부
시작했다. 저, 이제 밥 먹어도 괜찮아요? T_T 이제 좀 밥값하는 것 같거든요.
# by bluexmas | 2009/01/06 12:56 | Life | 트랙백 | 덧글(5)
올해 준비하시는 시험 잘 되길 바라고 작심삼일이 삼백일 가길 바랍니다! 해피뉴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