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
부리고 살기 참 힘들다. 어째 남자의 피 속에는 허세유전자가 흐르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가끔 생긴다. 그러나 보잘 것 없도록 있는 것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거나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이 대부분이라는 걸 알아버리고 나면, 없는 걸 짜내서 보여주는 게 힘들어서라도 시들해져버린다. ‘아 #발 사람이라는게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야지’, 라는 돌맞아죽기 쉬운 이상사회적인 사고방식에서 우러나오는 재수없는 생각이 아니고, 별보잘것조차도 없는 내 꼬라지를 알고 나니 허세를 떨 밑천조차 별로 없다는 걸 슬프게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매일매일은 허세떨고 싶은 욕망과의 치열한 싸움이다. 심지어는 이딴 식으로 얘기하는 것조차 허세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가식은 제 1 굴레, 허세는 제 2 굴레… 알고 보면 그 둘은 원죄처럼 굴러다니는 샴쌍둥이 굴레일지도 모르는데,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인 경우 머리 또는 상체가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둘을 한 머리에 따 쓰고 나면 목이 너무 뻐근하다. 그나마 이게 칼이 아니고 굴레라서 다행이다. 칼 두 개를 한꺼번에 쓴다면…
# by bluexmas | 2009/10/16 01:30 | — | 트랙백 | 덧글(16)
아니 어쩌면 허세란걸 알면서도 그러려니 하는건지도
참으로 어려운것 같습니다 적당히라는건
비공개 덧글입니다.
그러나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용기가 제1 덕목인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보면, 그렇게 괴로와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과정치고는 좋은 과정이었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기운내시구요!
그러니까 이건 아주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본인만 알 수 있는거죠. 지금 내가 부리고 있는 게 허세인지 아닌지.. 드러내기 위해서 모르는 걸 꺼내서 아는 척 하는건 허세가 분명하지만 드러내기 위함이라 하더라도 아는 걸 꺼낸다면 그건 분명 허세는 아니라고 생각해요.